“공부하긴 해야 하는데 시험 기간만 되면 주변에서 부담감을 너무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만 올라가요. 그래서 불면증으로 잠도 못 자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정말 ‘무한한 후회와 고통’이 밀려오고……. 다음에 있을 일들이 무섭고 겁이 나요. 그런데 더 겁이 난 게 무엇인지 아세요? 부모님들이 ‘너는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무슨 걱정이 있니?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그게 뭐가 힘들어!’라고 말씀하실 때요. 지금도 힘든데 사회생활이 이것보다 얼마나 더 힘들지 상상도 안 되고 진짜 겁만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낯가림도 심하고 인간관계가 어려워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요. 그런데 수행평가로 PPT 작성해 앞에서 발표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어요. 거울 보고 반복해서 연습해도 막상 발표할 때 너무 겁이 나서 토할 정도예요. 담당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좋은 대학교 가기 위해서는 발표력이 좋아야!’ 하니까 힘들어도 하라고만 말씀하세요. 발표력이 좋은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들만 좋은 대학교 가고 사회에서도 인정받는다고 하는데 저는 괜히 노력해도 되지도 않을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지 방황이 들고 걱정돼요.”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상담 중에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토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잠시 진정을 시키고 그런 생각이 왜 들게 되었는지 자세히 물어보니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도 않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노력을 스스로가 가치 있게 인정하지 않고, 타인에게 휘둘려서 겁을 갖게 되었다. 심지어 “제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되지도 않을 거면 학교를 자퇴하거나 죽고 싶어요.”라고 말하면서 겁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에 힘들어한다. 상담하면서 아이들이 환경에 의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 겁에 너무 익숙해졌다. 겁을 당연시하고 겁이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가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구나 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어른들도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다. 시사 예능 프로에서 토론자로 출연한 사람이 말하기를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 세상에 안 태어나고 일찍 태어나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이어서 다른 토론자도 말하기를 “헬 조선. 청년은 세상이 망하기를 바래요. 졸업 후 부채, 취직 문제 등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 같이 죽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겁과 걱정이 자신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
사회학자들이 모여서 일생 사람에게 생기는 걱정에 관해 연구하였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2/3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며, 나머지 1/3은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사람이기에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걱정에 시달린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상담하면서 겁먹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 심정을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음은 일보전진이 아닌 오히려 2보 후퇴를 향하고 있다.
1871년 10월 초에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위스콘신주 북동부의 산림지대를 초토화하는 화재가 발생했다. 1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고 약 20억 그루의 나무가 재로 변하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 이 산불이 왜 발생했는지 역학 조사를 해보니 원인은 아주 사소한 작은 불꽃이었다. 이 최악의 산불은 기차들이 지나갈 때 철로에서 발생한 작은 불꽃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불꽃이 한번 발생했다고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기차들이 달리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꽃으로 결국은 대화재를 이야기한 것이다.
겁도 이처럼 작은 불꽃과 같다. 우리가 매일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과 겁 때문에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자신의 가치는 서서히 하락하며 앞으로 펼쳐질 미래 역시 암울할 수밖에 없다. 기차에서 발생한 작은 불꽃들은 사소하지만 반복되는 불꽃은 결국 최악의 사고를 일으켰던 것처럼 겁이라는 게 반복되어 자신의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결국 최악의 사고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前 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이며 17번의 방어전을 치르며 약 6년간의 정상의 자리를 지킨 유명우 선수가 ‘세바시’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
“복싱에서 눈을 뜨고 맞아야지 정타를 맞지 않을 수 있고, 정타를 맞더라도 충격을 흡수할 수가 있어요. 복싱은 상대방 공격이 무서워 눈을 감는 순간 KO를 당하게 되고 시합은 끝나버립니다. 링 위에서의 복싱은 전쟁입니다. 항상 두렵고 무서울 때도 눈을 떠야 합니다. 저는 그걸 알았기 때문에 그 후에 세계 챔피언이 되어서 오랫동안 방어를 했습니다.”
복싱선수가 무서워서 눈을 감으면 휘청거리다가 KO를 당하는 것처럼 자신의 내면에서 발생한 겁이 무서워서 눈을 감으면 결국 방황하다가 KO를 당하게 된다. 복싱선수가 눈을 뜨고 맞는 것은 충격이 덜하지만, 눈을 감고 맞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 있는 것처럼 겁이 자신을 압도하지 말고 겁을 하나의 성장하는 발판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막상 겁을 마주하면 어떻게 할지 생각하지 말고 방황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가치를 올려줄 지금 해야 할 사소한 일이라도 하면서 자신의 노력을 칭찬해야 한다. 장애물과 겁을 처음부터 어떻게 극복할지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관건이다. 자신의 내면에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면에는 겁 많은 사람, 소심한 사람, 자신 있는 사람, 실행하려는 사람 등 장단점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많은 자신 내면의 사람 중에 누구를 끄집어낼 것인지는 자신의 결정에 달려있다. 자신이 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올바른 사람을 끄집어낼 수 있다.
처음 해외여행을 갈 때 우리는 설렘과 새로운 경험과 문화에 대해 걱정이 생긴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여행하면 새롭고 익숙지 않은 환경에 적응한다. 이것은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혼란스러운 딜레마’를 경험하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딜레마’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신의 환경에 영향을 주는 일들이 발생했을 때 나타난다. 하지만 그런 혼란으로 후퇴가 아닌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여 자신의 발전 지향적인 생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마치 익숙지 않은 외국 문화에 적응하여 즐기는 것처럼…….
“어렵고 적대적인 환경은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두려움을 이용해 진정한 가르침을 준다.” 마이클 저베이스의 말처럼 공부. 직업. 대학교. 사회에 대한 두려움들은 우리가 더 성숙해진 단계로 나아가는 발판이다. 두려움과 겁은 단지 우리가 더 성장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하나의 관문과 같다. 계속해서 겁을 피할 수는 없다. 자신의 밥그릇은 본인이 챙겨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겁 역시 자신이 언젠가는 마주쳐야 한다. 그래서 발판을 밟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단지 실행만 하면 겁은 작아지게 된다. 대부분 겁쟁이는 실행을 아예 하지 않는다. 단골멘트가 ‘해보긴 했어요’, ‘하려고 했는데’ 등 모두 실행 자체가 결핍되었다. 그리고 실행을 해도 소용이 없을지 걱정부터 앞서 자신을 위축시키기만 한다. 하지만 한두 번 넘어지는 것이 아닌 여러 번 넘어져야 한다. 다행인 것은 여러 번 넘어질수록 자신의 안전바가 더 튼튼해지게 된다.
MC이자 개그맨인 김국진 씨는 ‘남자의 자격’에서 대학교를 방문해 ‘남자 청춘에게 고함’의 주제로 이런 강연을 하였다.
“아기가 걸으려면 2천 번을 넘어져야 해요. 여러분이 전부다 2천 번씩 넘어졌다 일어나신 분들이에요. 그런데 앞으로 여러분은 또 넘어질 것입니다. 사람에 넘어지고 때로는 학업에 넘어지고 사랑에 넘어지고 일에 넘어지기도 하고…. 여러분들 롤러코스터의 특징이 뭔지 아세요? 안전바가 있는 거예요. 인생은 롤러코스터와 비슷해요. 여러분들에게는 안전바가 매어져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롤러코스터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넘어지고 넘어져도 여러분이 일어나서 뛰고 날을 수 있기 때문에 넘어지길 두려워하지 마시고 자신 있게 마음대로 각자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인생을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최상의 방어는 공격인 것처럼 지레 겁먹고 방황하지 말고, 눈을 크게 뜨고 자신 있게 겁을 보면 된다. 최상의 공격은 단지 실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꿈을 이룰 안전바가 있다. 젊을 때 하는 실행과 나이 들어서 하는 실행은 많은 차이가 있다. 젊을 때의 실행은 오히려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젊음이 있다. 또한, 그 실행은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 ‘성공이라는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인생 최고의 황금기에 겁에 둘러싸여 있다면 젊음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손해다. 무엇을 실행할지 모른다면 자신의 방을 정리하여 환경을 바꾸거나 당장 서점에 달려가 자신의 눈에 띄는 책을 집어 들고 읽어본다면 어느덧 겁은 사라지고 자신 있는 사람이 나타나게 된다.
결국, 자신의 인생이라는 롤러코스터에서 ‘겁’은 하차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