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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멘토 모리 Nov 25. 2024

후회 – 삶

어르신의 삶을 통해 바라본 후회 5

자서전을 쓰는 어르신 중 유일하게 72세의 남성분이 계시다. 알코올 중독으로 25년을 고생하셨다고 하신다. 술을 끊기 위해 입원한 병원만 5곳이라고 한다.    

  

왜 그리 술을 못 끊으셨어요?”

술이 없으면술을 못 먹으면 불안해요온몸이 떨리고 아무것도 못 해요그런데 술을 먹어도 아무것도 못해요정말 너무 후회합니다.”

      

중독이란 것이 삶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것은 것은 맞다. 어르신은 저에게 술은 가급적 피하세요더 먹고 싶을 때 그때 딱 멈추세요”라고 말하시면서 저는 술로 나의 청춘가족을 모두 잃었어요너무 후회합니다.” 

     

사랑, 사람으로 생기는 후회와 함께 욕망으로 인해 생기는 후회도 가슴을 뼈저리게 만드는 것 같아 인터뷰 내내 안타까웠지만 이제 그 모든 것을 이겨 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삶을 살아 가시는 모습에 행복했다.

      

주변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본인이 난처한 경우를 겪으며 그것을 후회하는 어르신, 남편이 일찍 하늘나라로 가 아이들을 두고 혈혈단신 일본으로 넘어가 돈을 많이 벌어 오셨지만 고향에 두고 간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지금도 가기고 계신 어르신...   




  

이제 생을 정리해 가는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가족과 이 사회에 하고 싶은 말씀을 마무리로 부탁을 드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공통점이 있었다.    

  

1. 가족을 사랑해라가족은 우리의 전부다

2.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떠나보내지 마라 

3. 돈이 전부가 아니다돈보다 소중한 것이 많다

4. 60살을 넘기면서 부담이 줄고 몸도 마음도 행복했다

5.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나와 가족건강 꼭 챙겨라 

    

이번 자서전 쓰기 사업을 하면서 그 무엇보다 나에게 소중한 기억은 우리 어르신들의 삶은 지구나 우주만 한 크기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연을 듣고, 이야기하는 내내 어르신과 나는 행복했다.   

   

또 가슴 깊이 느낀 것은 어르신들의 그 이야기를 누군가는 들어주어야 하고, 누군가가 글로 남겨준다면 우리 어르신들의 삶의 후회는 분명 줄어들 것이라 확신하다.  

    

인터뷰 내내 나의 물음에 환하게 웃으시고, 눈물 흘리시며 화답해 주신 어르신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어르신의 자서전을 쓰면서 오히려 내가 더 행복했고, 나의 인생에 후회를 줄일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어르신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며, 사랑한다는 말씀 전한다.      

(*다음에는 은퇴와 관련한 후회를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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