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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준 Sep 06. 2019

[비디오분석] 황의조는 손흥민과 투톱을 이뤄야 한다.

https://youtu.be/nV_uzc-SwgM


오늘은 상세한 비디오 분석을 통해 황의조가 어떻게 플레이 하는지 살펴볼 것이며 황의조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것입니다.

 

패스&무브

‘머리가 좋은 선수가 축구도 잘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황의조는 어떻게 해야 공간을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있죠.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제일 기본적인 원칙.

 

패스 그리고 움직임입니다.

 

패스를 주고 바로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이 움직임은 지역방어가 주로 사용되는 현대 축구에서 수비를 뚫어 내기 위한 최고의 방법입니다. 지공 상황이든 속공 상황이든 공이 올 곳을 예측하여 침투해야 하기 때문에 공간 지각능력과 예측 능력이 우수해야 합니다. 황의조는 이 (공간을 파악하는) 공간적 지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랜지션 최적화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빠른 트랜지션(전환이라고도 하죠)은 역습을 성공시키기 위한 선결조건입니다. 황의조는 이 빠른 트랜지션 과정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입니다. 공간으로 빠지는 타이밍을 포착하는 감각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민첩성, 순간 가속도가 뛰어납니다. 보르도에서 터트린 데뷔골도 코너킥 수비에서 이어지는 트랜지션 과정에서 나왔죠.

 

황의조 존

황의조는 왼쪽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마치 매크로 같은 공격 패턴이 있습니다. 상대 수비가 분석하면 끝 아니야?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뭘 할지 알고 있어도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는 타이밍과 슈팅 타이밍이 다양해서 뭘 할지 알고도 못 막게 되는거죠. 그 타이밍을 눈치채는 순간 이미 공은 골문으로 들어가고 있을겁니다.

 

타이밍을 뺏는 잔터치, 언제 들어올지 몰라서 수비진은 엉거주춤하게 됩니다. 그리고 빈 공간이 보이자 단번에 치고 나간 다음에 슈팅으로 연결하죠. 이래서 알고도 못 막는 겁니다.

 

슈팅까지의 연결

아무리 타이밍을 뺏었다 하더라도 슛으로 연결시키지 못 한다면 도루묵이겠죠. 황의조는 어떤 상황에서도 슈팅까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유효슈팅이 되는 비율도 높죠. 밸런스를 잃어 크게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슈팅으로 연결하는 모습입니다. 압박이 점점 심해지는 현 추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황의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전 앞 침착성

사실 황의조는 K리그 시절만 해도 침착성이 매우 떨어졌습니다. 당시 성남 감독이었던 김학범이 공개적으로 질타한 적도 있었죠. 지나치게 골을 의식하다 보니 슈팅 상황에서 시야나 각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플레이 과정 전체에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고 슛은 부정확해지죠. 그러나 J리그 진출 후, 침착성 부분에서 180도로 달라졌습니다. 일본 특유의 섬세한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 플레이가 간결해진 것이죠. 문전 앞에서의 침착함과 집중력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에 시너지를 더했습니다.

 

몸싸움

2018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 우즈벡전 이란전을 보면 황의조에게 두 세명씩 달라붙었음에도 밀리지 않고 공을 지켜 한국의 공격전개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우즈벡이랑 이란은 유럽에 준하는 피지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부분이었죠. 최소한 아시아에서만큼은 수준급의 몸싸움 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소 개선이 필요한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보르도 진출 후,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공권

전형적인 타겟형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점프력이 준수하며 헤딩 정확도는 높은 편입니다. 확실하게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머리에 맞추면 높은 비율로 유효슈팅으로 연결됩니다.

 

전술적 활용

손흥민은 국대만 오면 부진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줍니다. 손흥민은 공간이 열렸을 때, 이 균열을 파고들어 결정짓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그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데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공간을 안 내준다면 손흥민은 비교적 손쉽게 무력화 될 수 있는 유형입니다.

 

황의조는 한국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서 제공권도 다퉈주고 측면으로도 빠져주면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손흥민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황의조는 국가대표팀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 자원입니다. 손흥민의 경기력이 살아나야 한국도 살아나기 때문이죠.

 

벤투 감독은 올해 아시안컵 이후 4경기 동안 4-4-2를 세 차례 3-5-2를 한 차례 사용했습니다. 모든 경기에서 투톱으로 나서고 있으며,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려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죠. 전방에서 궂은 일을 맡아주며 공간을 창출해주는 황의조가 손흥민의 베스트 파트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멘탈 그리고 슬럼프

황의조는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쉽게 못 벗어나는 타입입니다. 2016년 성남fc에서 37경기 9골을 기록했습니다.

9골이란 수치는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시즌 초반 슬럼프에 빠지면서 7경기 무득점 부진에 빠지기도 했죠. 15년도 34경기 15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기대에 못 미친 성적입니다. 감바 오사카 시절에도 2018년 27경기 16골을 기록하면서 공격을 이끌었지만 19년에는 슬럼프에 빠지면서 19경기 동안 4골밖에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본래 스트라이커라는 자리는 항상 비판의 칼날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선 득점을 필요로하고 이를 책임져줘야 하는 것이 스트라이커의 숙명이기 때문이죠. 한 팀의 주축 공격수인 이상 팀에 승리를 안기기 위해서는 골을 만들어내야만 합니다. 따라서 잦은 빈도로 찾아오는 긴 슬럼프는 황의조에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황의조는 매우 영리한 선수입니다. 볼을 받기 전 상황인식이 빠르며 항상 뒤를 보고 상황을 살피죠. 퍼스트 터치도 좋아서 볼을 잡을 때 잡아두는 위치를 보면 첫 터치의 의도를 확실하게 알 수 있죠. 항상 공간이 있는 쪽으로 향합니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발전속도도 굉장히 좋습니다. 성남시절에는 매크로 같은 오른발 감아차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문전 앞에서 타이밍을 가지고 노는 수준까지 올라섰죠. 끊임없이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해 내는 한국의 핵심 포워드 자원입니다.

 

다만 보르도 진출 후, 한국과 일본에서는 통했던 순간적인 민첩함과 속도가 통하지 않고 있으며 몸싸움 상황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황의조가 가진 확실한 장점들이 있기에 유럽무대에서도 맹활약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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