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박 없는 마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재미있어도 없어도 다분히 여유롭다
흐렸던 하늘이 말갛다
공기가 여름날 답지 않다
더워야 여름이지 안 더운 여름은 반칙이지
하는 말 듣기라도 했나
쨍쨍한 햇볕이 득달같이 나타난다
아이고야 즉각 반응이 신통하다
바람이 지나갔나
때깔 고운 초록잎들이 넘실댄다
잎새의 유연함이 흔들리는 물결 같다
바라만 봐도 족하거늘
뻣뻣한 몸짓이 저절로 리듬을 탄다
온전히 나를 마주하는 이런 날
다소곳이 친해지는 이런 느낌
더할 나위 없이 편해지니
멀어진 여린 감성이 살아난다
기억의 단상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스쳐가고
품고 있던 생각들이 겹쳐서 등장한다
누가 등 떠밀어서 하라고 한다면
애당초 시작도 안 했겠지
맘 내킨 대로 글 몇 줄 끄적거려
띄엄띄엄 올려놔도 타박하는 이 없으니
게으름도 용서되고 그마저도 당당하다
감동 없어도 명색이 유유자적이 따로 없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못 박지 않아도
인생은 자기 방식대로 살아간다
저마다 기준은 달라도
대게는 선택과 노력에 가치를 둔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 최선을 다했는가
내게 반문한다면
똑 부러지게 대답하기 어렵지만
세월을 지나고 보니
앞가림 챙기기에 급급했던 그 시절은 힘겨웠고
기준 없이 자신을 압박했던 시절에는 고단했다
완벽한 모습도 완벽한 삶도 없다는 걸
상처 받지 않는 삶도 없다는 걸
남들과 비교해봤자 득 될 것 없다는 걸
비우고 사는 게 뭔지도 모르고
열심히만 사는 게 장땡인 줄 알았다
모든 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사는 데 지장 없음 웬만한 건
양보하고 배려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서운한 것도 극복된다
행복은 곳곳에 숨어있다
스스로 찾는 이들에게 안겨주는 선물
행복은 크든 작든 기쁨이고 감사함이다
사는 게 마음 따라간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