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시간
하루가 길게 늘어진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시계를 보며 아직도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마다, 마음속은 더 무겁게 가라앉는다.
하지만 기다림 속에서도 작은 일들은 일어난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고양이는 조용히 몸을 말고 잠든다. 주전자의 물이 끓고, 커피 향이 방 안을 채운다. 세상은 멈추지 않고, 나 역시 그 흐름 속에 함께 있다.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든, 내일의 변화를 기다리든, 결국 기다림은 ‘지금’을 버티는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그 시간을 견디는 동안, 나는 어쩔 수 없이 나 자신을 더 들여다보게 된다.
기다림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언젠가 문득, 기다림이 끝나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낄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는 이미 기다림이 내 일상의 온도가 되어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