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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영 Jul 12. 2024

그대, 방랑하는 자유로움이 되어라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여자, 최은영의 개똥철학

2024년 7월의 여름, 지독한 마흔 춘기를 온몸으로 끙끙 앓다가 사직서를 내고 학교 밖으로 탈출한 나는 여전히 세상 밖을 탐험 중이다.  


사실, 아직도 어딘가에 제대로 정착을 한 것 같지는 않다.


오늘은 버스 안 퇴근길에서 초점 없는 눈빛으로 창밖을 응시하며 나 스스로에게 말해주었다.

"어쩌면 지난 세월 동안 학교 안에서 그토록 꿈꿔보았던,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거 아니겠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이 시간들 속에 마음껏 후회 없이 방랑질을 누려보는 건 어떻겠니?" 하고 말이다.


어떤 이들의 눈에는 지금의 내 모습이 조금 안쓰럽고 딱하게 보일 수도 있을지언정,

매 순간 머리보다는 심장이 뛰는 대로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게 훨씬 더 익숙한 나라는 영혼에게는

후회라는 말이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안다.


매 순간 심장이 뛰는 대로 몸이 뛰쳐나가는 나라는 영혼을 위해서는 차라리 심장이 뛰는 일을 찾아내어 몰입하며 행복을 누리는 게 가장 마음 편한 삶의 방식일 거 같다.


심장이 뛰는 일을 발견할 때까지 차라리 그냥 나에게 주어진 방랑의 시간들을 마음껏 누려보는 건 어떨까 싶다. 방랑의 끝이 어딘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어쩌면 이러한 무모한 도전을 할 줄 아는 게 바로 내 영혼의 강점인지도 모른다.

안정적으로 정착한 삶이 좋은 것이고 불안정하게 방랑하는 삶이 나쁜 것이라는 고정관념 따위는 나에게 그다지 별 설득력이 없다.


내가 아는 나라는 사람은 무엇이든 직접 몸소 뛰어들어 체험하며 부딪혀봐야, 심장이 따뜻해지는지 아니면 차가워지는지를 알아차릴 수 있고 그렇게 스스로 느끼고 깨우쳐야 직성이 풀리고 마는 사람이니까.


다만 가끔씩 마음의 균형이 깨져서 피로감이 몰려오는 듯싶을 때,

내 삶의 치유력을 믿으며 지그시 눈을 감고 코끝의 호흡 감각에 정신을 집중해 본다.

그 온전한 생명력을 고요하게 느껴본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어준다.


"그대, 방랑하는 자유로움이 되어라"

"그 자유로움을 온전히 누려보아라."


그렇게 나는 평화로움과 하나가 된다.


 <평화로움과 하나가 되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깜깜하고 비좁은 가방 동굴로 숨어버리는 우리 집 냐옹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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