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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쇼호스트 김형수 Feb 23. 2019

알리타 : 배틀엔젤

- 이게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이게 영화다!"라고 읊조렸다. 보는 동안 몇 가지 흠이 느껴지지만, 영화의 본령인 '두 시간 동안의 즐거움'에 충실하고, 후속 편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엔 충분했으니까. (이렇게 썼었는데, 2주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 박스 오피스 실적이 좋지 않아서 다음 편이 과연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주변에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덕후들이 꽤나 존재하지만, 그들 앞에서는 일언반구 꺼내지 못할 정도로 아는 바도 없다.  그렇지만 모처럼의 '대낮 영화 관람' 1순위 희망작은 알리타 : 배틀엔젤이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SF라니~! 게다가 믿고 보는 제임스카메론이 제작했으니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알리타 : 배틀엔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원작인 [총몽]을 본 이들은 원작의 엄청난 세계관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실망하고, 원작을 접하지 않은 채 본 사람들은 신박한 SF 영화라고 감탄한다. 


서사의 개연성이나 내러티브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 인물의 행동변화와 스토리가 기스난 LP판처럼 튄다고 실망하지만, 두 시간 신나게 보면 되는 것으로 영화를 보는 만족감을 찾는 이들은 기막히게 화려한 영상과 CG 기술력 , 상상력의 놀이터에서 즐겁게 잘 놀고 나왔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거의 모든 영화에 붙는 평론가들이나 전문가들의 평가와 자주 엇갈리는 대중적 영화관의 소유자로서 122분의 러닝타임 동안 '알리타'와 매우 잘 놀고 나왔다. 평론가가 혹평한 영화들도 내게는 재밌었던 영화가 많았다는 뜻이다.

알리타의 탄생


무엇 때문에 재밌게 봤을까?  일반 관객의 눈으로 봤을 때  흥미롭게 만든  지점은 3가지 정도이다. 


1. 여성 액션 영웅의 쾌감


내가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액션 영웅은 보디빌더 스타일로 우람한 근육의 람보, 록키의 실베스타 스탤론이나, 코만도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였다. 홍콩영화에서는 성룡, 이연걸, 주윤발 등이었고. 시대가 변하니 어느덧 마블의 어벤져스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어벤저스에도 여성 영웅인 블랙위도우가 있지만 '원 오브 뎀' 일 뿐이고. 최근엔 압도적 여성 액션 영웅을 단독으로 등장시키는 영화가 많다. 

악녀, 마녀, 언니... 마녀 빼고는 다 고개를 절레절레 할 수밖에 없지만 한국 영화들에서도 여성 액션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미 개인적으로 명작의 반열에 올린 명작 '킬빌'만 해도 외적으로는 연약한 여성 영웅의 강렬한 액션이 쾌감을 자아낸다. 


기존에 나왔던 것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여성 액션 영웅상이 알리타다. 가녀린 여성 캐릭터인 알리타가  화려한 액션으로 거구의 남성 악당들을 물리쳐 내는 것도 짜릿하지만 남자 친구인 휴고에게 보이는 바보 같은 따사로움이란.... 휴고의 소원인 공중도시 '자렛'에 갈 비용 마련을 위해 심장을 꺼내어 줄 수도 있다며 휴고에게 내미는 장면에서 사이보그만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강함과  순수함이 공존하는 새로운 캐릭터, 이전에 없던 여성 영웅 캐릭터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2. 모션 캡처 기술의 진화


영화에 대한 정보 없이 보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기 전후에 알리타를 검색하곤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알리타 역의 주연 배우 로사 살라자르의 사진과 알리타의 모습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지? 알리타는 이렇게 가녀리고 예쁜데, 로사는 왜.... (로사 살라자르도 매력 있는 배우지만 모습이 사뭇 다르다) 


처음에는 몰랐다. 알리타는 모션 캡처라는 기술로 만들어진 캐릭터임을.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모션 캡처의 선봉이었다면( 마이클 베이가 트랜스포머 망하니까 아바타 개봉을 늦춰달라고 부탁했다는 썰이 있을 정도였으니), 혹성탈출에서는 모션 캡처 기술의 진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시저로 분한 앤디 서키스가 진짜 침팬지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알리타에서는 그 모션 캡처 기술의 최고봉을 만난 느낌이다. 알리타 동작의 섬세함을 만나다 보면  웨타 디지털이라는 회사의 기술력에 감탄 또 감탄하게 될 것이다. 

로사 살라자르 실제 모습

3. 이어지는 알리타 시리즈에 대한 기대


하나의 영화는 '기 승 전 결'의 서사구조를 갖는다.  영웅의 탄생과 시련을 통한 영웅의 각성, 안티 영웅과의 대결, 고난을 극복하는 영웅의 승리가 한 편에 담긴다. 그런데, 알리타 : 배틀엔젤은 이 한편이 전체 시리즈의 '기'에 해당한다. 알리타 : 배틀엔젤 또한 '작은 기승전결'의 서사구조를 통해서 마무리되었지만, 앞으로의 알리타는 얼마나 더 거대한 이야기로 찾아올 것인지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 알리타 : 배틀엔젤의 묘미다. 


한 줄 평 : 알리타 2 빨리 보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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