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명 Oct 27. 2024

Life Playlist

삶으로 변주해보는 플레이리스트

1)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 사랑의 망설임, 이윽고 용기를 내던 순간.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 첫 사랑의 쓰나미에 모든 것이 휩쓸려지나간 뒤.

가을밤에 든 생각

: 계절이 지나간 후, 소중했던 인연들을 돌아보고 고독감을 곱씹는다.


2) 카더가든

Home Sweet Home

: 발걸음을 세며, 멍울진 마음에 나는 어딜 가려고 했을까요? 청춘의 방황, 섬광탄이 터진 뒤의 잔상처럼, 모든 것이 흐릿하게 번져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면 유난히 울적했던 밤거리. 세상에 혼자 됨을 실감하던 순간, 가자, 나의 집으로.


3) 빈지노

If I die tomorrow

: 방황 속 나의 삶을 돌아보며 죽음을 곱씹는다.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나는 무얼 할까, 어떻게 기억될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Always awake

“만약 오늘 내가 죽어도 시간은 가. 시간에 뒤쳐지거나 같이 뛰거나 선택하라면 난 신발을 신을 거야.” 

: 커피 한 잔을 들이킨 후, 한숨을 쉼표처럼 찍고 다시 한밤 중에 책상에 앉아 싸움을 해. 왜나면 난 내 꿈의 근처라도 가보고는 죽어야지 싶더라고. So, I gotta live my life now, not later.


4) 박효신

Home

: 마침내 도착한 집. 그동안 길었던 여정에서 피곤함을 베개 삼아 쓰러져 잠이 든다. 

“꿈을 꾸고 있나 봐. 흐린 풍경 속에 작은 문 하나. 저 문을 열어보면 다시 나의 집으로 가는 길 있을까.” 

: 순진하게, 걱정없이 매일을 즐기던, 어렸을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Gift

: 그 꿈 속에서 문을 열고 깨닫는다. 나는 왜 고독하고 불행해졌을까, 우울해졌을까. 

"누가 뭐래도 나는 약하지 않다고, 눈물로 참던 날들. 나를 모르고 나를 말하는 얘기도 듣고 싶지 않았어. 어둔 밤에 혼자 남아서 하나 둘 셋 별을 세다가, 아침이 온 순간에. 오늘의 하늘은 내겐 누군가가 두고 간 선물 같아."

: 깨닫는다, 나를 아프게 한 건 나였음을. 눈물로 참고 악으로 버티던 날들. 나를 모르고 나를 말하는 얘기 속 어둠에 잠겨있던 날들. 나 역시 그 얘기의 일부가 되어갔다. 그러다 아침이 오고, 깨닫게 되었다. 약해도 된다는 걸. 나는 약하다. 그래도, 괜찮다. 그런 나여도 괜찮다. 그런 나여도, 나는 내가 좋다. 그럴 수 있지. 마침내 나를 받아들이고, 더는 숨기지 않기로 결심하고서 문을 열고 나왔을 때. 나를 반겨주는 아침의 밝은 태양과 하늘은 누군가가 내게 주고 간 선물 같았다.


5) 최유리

"난 저기 숲이 돼볼게. 길을 터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지나치지마, 날 보아줘.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 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 흘려보내. 나를 다 감추면. 그땐 난 숲이려나."

: 길을 터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그러니 제발 나를 지나치지 말아줘. 제발 날 바라봐줘. 관심과 사랑을 구걸하던 지난 날들. 그래서 물에 끝없이 가라앉던 나날들. 그때 흘린 내 눈물들이 바다로 가서, 나는 철저히 감춰지고 그 눈물에 가라앉았을까. 그렇게 흐르고 흘러서 마침내 난 숲이 될까. 철저히 가려져있던 나를 만나 포옹한다. 나를 희생하고 보아주지 않아서 미안해. 내가 받고 싶던 건 나의 시선이었는데..


Fin) Keala Settle

This is me(위대한 쇼맨 OST)

: 결국 이게 나야. 눈물바다와 숲을 좌우로 번갈아 살피면서. 결국 이게 나라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홍수로 날려버리고 총알이 박힌다고 해도 더는 숨지 않겠어. 왜나면 이게 나니까. 이게 바로 진정한 내 모습이야. 비로소 나는 이제야 내가 된다. 나만의 보폭으로, 당당히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