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인 바리스타
친구와 명동 나들이를 했다. 잘못 산 옷이 있어 교환하기위해서이다.
카드를 잘못 가지고 가서 환불은 못했고 티셔츠를 각각 구매했다. 쇼핑을 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프다.
명동에 가면 명동교자에 들러서 칼국수를 먹는다. 진한 닭육수 맛이 일품이다. 칼국수와 함께 나오는 마늘범벅인 김치도 예전엔 매워서 물에 씻어 먹었지만 지금은 매운 것을 참고 먹을 정도는 된다. 오랫동안 다니다 보니 매운맛에 좀 노련해졌나 보다.
점심을 먹고 나서 차를 마시러 이동하는데 못 보던 카페가 눈에 띄었다. <cafe swith sol>이라고 되어있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보였다. 궁금했다.
"새로 생긴 곳인가 봐."
"어 저기? 우리 동네에도 생겼어."
"아 그래?"
"신한은행에서 운영하는 카페인데 청각장애인 분들이 바리스타로 일하고 계셔. 동네 지인들이랑 몇 번 갔었어."
카페에 들어가니 <이곳은 청각장애인이 일하는 곳입니다. 키오스크와 필담패드로 주문해 주세요>라고 안내문이 쓰여 있었다. 벽에 부착된 모니터에는 귀여운 캐릭터동물이 수화를 알려주고 있었다. 커피맛이 궁금했다. 친구는 아몬드라테, 나는 아이스 라테를 주문했다. 휘낭시에도 두 개 주문했는데 크리플 휘낭시에와 솔트 캐러멜 휘낭시에 둘 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환상적인 맛이었다. 라테도 고소하면서 부드러웠다. 아몬드 라테도 담백한 맛인데 깊이가 있었다.
카페에 청각장애인을 몇 명이나 고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한다는 것이 좋았다. 장애인에게도 당연한 말이지만 일상에서 자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 말이다. 어딜 가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청각 장애인 바리스타를 만난 적이 있다. 메뉴판을 들어 보여주셔서 선택했더니 음료를 만들어 주셨다.
명동 한복판, 규모가 큰 카페에서 장애인 분들이 일하시는 모습을 본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장애인 분들의 일자리가 더 많아지고 카페나 상점등 곳곳에서 장애인 분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카페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