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어로 문학하기
용산구 자작나무 책방에서 <토착어로 문학하기>라는 주제로 안상학, 이대흠, 송진권 시인의 강의가 있었다.
사투리가 문학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궁금해서 신청한 강의였다. 사이버대학교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신 강의였고 관심이 가서 주저하지 않았다.
ktx를 타고 왔다. 승차시간은 다가오는데 역 주변에 주차공간이 없어서...라는 말로 이어지는 세분의 붕어빵 같은 이야기 시작이 살짝 지루해서 재미없으면 딴생각해야지 마음먹었다.
우려와 달리 사투리로 쓴 시 낭독, 그 시와 관련된 에피소드, 사투리 관련이야기들이 너무 재밌어서 박장대소했다.
안상학 시인의 시는 참석자들에게 무료 배포해 주신 <우리는 우리의 말을 싣고 간다>에 수록이 되어있었는데 이대흠, 송진권 두 시인이 낭독해 준 시는 수록되어 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집에 시집이 여러 권 있고 사놓고 아직 안 읽은 책이 많아 신중하게 구매하려는 편인데 시가 좋아서 두 권을 질렀다.
세 권까지는 왠지 부담이 되어 두 권만 샀는데 (안상학, 이대흠시인 책) 계속 후회가 되었다. 송진권 시인 책도 구매할 것을... 사인받는 것을 보시고 괜히 민망하시진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송진권 시인 사인받으실 때를 이용해 다른 두 분께 사인을 받으려고 눈치를 살피다 겨우 받긴 했는데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마음이 편치 않아서 이런 상황이 생기면 다음에는 무리가 되어도 세 권을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투리를 하는 사람들은 표준어 사투리 두 가지로 문학을 할 수 있어서 더 가진 것이 많다고 이대흠 시인이 말씀하셨다.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지라 재밌기도 하고 맞는 말씀이어서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안상학 시인의 아버지가 마음에 많이 남는다. 재밌고 유쾌한 아버지가 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안상학 시인의 말에 의하면 아버지가 마을의 분위기를 주도하시는 인물이셨기에 다 같이 놀러 가는 일이 있을 때 아버지가 안 가시면 무슨 재미로 가냐며 여행자체가 취소되었었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느낌, 사람냄새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