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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테리 Apr 11. 2023

어느 토요일 오후의 사색

‘주말’이다. 

‘캐치 테이블’보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이 자리에 왔다. 

토요일 오후 2:00. 글을 쓰는 모임. 


<거기서부터 쓰기>


이곳이 아니면 어쩌면 인생에서 

단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었을지 모르는 

‘완벽한 타인’과 함께 어우러져 글을 쓰고 나눈다. 

내일이면 잊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인연이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이곳이 좋다. 

하나의 주제를 정성스레 차려주는 리더의 친절함이 좋고 

대문호의 글도 아닌데 조사 하나까지 경청해 주는 청자의 따뜻함이 좋다. 

무엇에 대해 써야 할까? 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듯한 초조한 고요함마저 좋다.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있고 몇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갈 테지만 

이미 이 시간이 주는 행복감을 확보했기에 

오늘 어떠한 악재가 생긴다 하더라도 ‘최악의 하루’는 피한 셈이다.     


최근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광고가 있다. 

모회사 금융앱 광고인데, 나의 ‘그녀’이면 좋겠지만 

사실 절대다수의 ‘그녀’인 아이유가 모델인 이유도 한몫하긴 했지만 

“알길 원해? 우리 WON 해!” 

마치 쇼미더머니의 랩 가사 같은 찰떡 라임도 좋고 

행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주는 듯한 비전 제시도 좋다. 


원만한 지갑 사정, 원대한 은퇴계획, 원더풀 한 인생... 

원하면 Won 하라는 심플하면서도 명확한 Copy이다.     

‘광고, 참 잘 만들었네’ 감탄하는 순간 

나의 구석진 마음 한 켠에서는 현타가 발생한다.


결국엔 돈이 있어야 하는구나!!! 

돈이 많아야 지갑 사정이 원만해지고 

원만한 지갑 사정은 원만한 대인관계로 귀결된다. 

원대한 은퇴계획 또한 모아놓은 자산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원더풀 한 인생에 돈이 빠진다면 입에 풀칠 뿐인 인생으로 바뀔지 모른다. 


누군가 말했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인생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에 돈이 얽혀 있다고.     

맞는 말인 것 같다. 


사랑하는 데는 돈이 필요 없지만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캐럴’이 흐르는 멋들어진 공간에서 

맛있는 오마카세 한 끼 하려면

나 혼자 대충 때우는 한 끼의 가격으로는 어림도 없다. 

거기에 와인이 빠진다면 완벽한 식사가 아니기에 와인까지 더한다. 

와인 1병은 절대 와인 1병으로 끝나는 법이 없다. 

와인은 늘 “한 병 더”를 부른다. 


만약,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간절히 원하는 꿈이 있다. 

그런데 돈이 없어서 그 꿈을 지지해주지 못한다면 

얼마나 못난 자신을 자책해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만약 내 아이가 만년 ‘4등’을 하는 이유가 

1, 2, 3등보다 과외를 덜 받아서라면 

난 또 한 번 절망감에 빠질지 모른다. 

아... 이런 생각을 하니 아직 있지도 않은 내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진다. 

그렇게 아등바등 현실에 치여 

‘우리도 사랑일까?’ 하는 의심이 개입되는 사랑이라면 

차라리 혼밥 하는 지금이 낫겠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실을 직시하되, 

너무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꿈이 들어설 자리가 사라진다. 

아직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긍정을 꿈꾸고 실행하는 이 시간... 


‘아무도 모른다.’ 

아무리 작은 날갯짓이라도 

어떤 ‘나비효과’가 일어날지는 말이다. 

‘태풍이 지나가고’ 다시 햇살이 찾아오는 Ending이라면

현실이 어떻든 간에 인생은 Anding이어야 한다. 


완벽한 인생이건 모자란 인생이건 

그 아무리 화려해도 '봄날'은 가고 

그 아무리 긴 '터널'이라도 끝나는 순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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