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상황이랄까.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나는 '낀 세대'가 되고 말았다. 밀레니얼 세대에 들어가긴 하지만 뭐랄까, '조금은 맞고, 조금은 틀리다'는 느낌이다. 머리로는 요즘 90~2000년대생 후배들이 말하는 것들이 충분히 공감되지만, 몸은 여전히 70년대생 선배들의 가르침을 기억한다. 괴로웠다. 몸과 머리가 따로 굴어가니 말이다.
어떻게든 선배들에겐 '개념 없는 후배'로, 후배들에겐 '중간 꼰대'로 전락하지 않고자 열심히 외줄타기를 해왔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샌드위치도 중간에 낀 내용물이 가장 맛있고, 경제에서도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를 '골디락스'라고 하지 않는가. 중간에 있는 게 나쁠 게 뭐람.
나는 그래서 나와 내 세대(80년대생)를 '미지근한 세대', 혹은 미지근한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르기로 했다. 또한 그런 우리세대의 생각을 글로 담고 싶었다. 이왕이면 지금 우리가 주목하는 책과 영화를 통해서 말이다. 나와 같은 세대에겐 공감을, 이제 우리사회 주류로 부상할 MZ세대들에겐 티끌만한 인사이트라도 줄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을 것 같다. BY. 기자 SUE
새벽 4시에 잠들어 아침 10시에 일어난다. 매일 직장에 다닐 때와는 다른 여유가 있다. 나를 두고 부모님은 잔소리를 해댄다. 걱정의 의미지만, ‘직장’외에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방법을 잘 모르는 듯하다. 아빠가 45년생이니 그럴만하다고 늘 스스로를 다독인다. MZ세대는 현 부모님 세대와 확실히 다르다. 투쟁보다 경쟁에 익숙하고, 획일화 된 행복보다 ‘소확행’이라는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세대다.
그러다보니 대량생산되는 물품보다 나만 쓸 수 있는 굿즈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남들이 말하는 유명 브랜드의 아파트도 좋지만, 싸이월드 미니홈 - 블로그 - 트위터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과 같은 수많은 플랫폼이 나를 기다린다. 실시간으로 내집 드나들듯 접속을 해댄다.
그런데 ‘문해력’이 위협 받고 있다. 조금만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음에도 오해와 오해를 거듭하면서 키보드 워리어들이 늘어난다. MZ세대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이전 세대보다 눈에 띄게 빠르다. 그래서일까. 책 한 권 읽는 것보다 유투브에서 요약본을 보는 게 더 익숙할 수 도 있다. 나는 이들이 문화·예술을 높이 평가하는 세대인 만큼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진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체험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봤던 아름다움과 추함, 상식적인 것과 비상식적인 것들을 조금 정리했다. 이것들이 자양분이 되어 삶이 더 아름다워지길 소망한다. BY. 독서지도사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