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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규네 홈스쿨 May 02. 2022

공부 머리 있는 아이 vs. 공부에 소질이 없는 아이

[초등생활가이드] 초등학생 선행학습과 학원 꼭 시켜야 할까요?


이렇게 계속 놀려도 될까요?

이렇게 계속 놀려도 될까요?


얼마 전 한 지인이 초등학교 저학년 아들 이야기를 하며 고민을 나누신 적이 있습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학교 수업은 얼추 잘 따라가긴 하는데, 이렇게 계속 놀려도 되는지, 이러다 학습 습관 잡는 것을 영영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계셨습니다. 물론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노는데 익숙해져서 공부 습관이 잘 안 잡혀 시기를 놓치게 될까 고민하는 것이지요. 


제 블로그를 찾으시는 부모님 가운데 많은 분들이 지나친 단순 학습, 반복학습, 그저 불안해서 보내는 학원을 최대한 지양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과정 속에서 본인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학습 동기를 찾기 바라십니다.  


저희 집 아이가 가끔 공부하다 체력이 지치고 힘들어 보일 때 이렇게 묻습니다. "아들아, 힘들지? 엄마는 네가 이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놀랍고 대견스러워. 예전에 엄청 여유롭고 그래서 좋은 것도 있었는데, 그때가 그립지는 않아?'라고요.

그러면 아들은 좋은 시절을 회상하는 듯한 표정으로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진짜, 그때는 정말 실~컷 놀았던 것 같아요. 그때 그렇게 안 놀았으면 지금 엄청 후회되고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지금도 힘은 들지만, 나름 재미있기도 해요" 

아마도 아이는 그렇게 온전히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누리며 놀았던 시간이 있어서 지금 때론 힘들지라도 지탱해갈 힘이 있는 듯 보일 때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자유를 허용하길......


제가 글에서 늘 말씀드렸듯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자유를 마땅히 누려야 하고, 그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참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등 고학년 정도까지는 실컷 노는 시간들을 통해 자기 시간에 대해 주도성을 갖는 경험도 해보고, 신나는 일들을 탐구하거나 고민하기도 하고,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기쁨과 슬픔들을 다양하게 경험합니다. 심지어 인생의 황금기가 이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40이 넘어 돌이켜보면, 살면서 아무 걱정 없이 매일매일이 즐겁고, 뭘 하고 놀까 궁리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시기가 그때 말고 또 있을까요? 

아닌가요? 40대에도 그렇게 살고 계시다고요? 그렇다면 너~~ 무 부럽습니다. ㅋㅋㅋ 


물론 많은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잘~~ 놀아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시고, 초록은 동색이라고 제 주변에는 '우리 집 아이들만 놀이터를 지킨다'라는 분들도 꽤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이기에, 그리고 사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환경은 어쩔 수 없이 부모를 불안하게도 합니다. 결국 주변 부모나 아이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대다수의 무리와 다소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불안해집니다. 주변에서는 영어학원이다 운동이다 수학학원이다 하며 뭔가 배우러, (얼핏 보면 좀 더 건설적으로 보이는 시간) 하교 후 하나둘 사라지지만 우리 아이들만 좋~다고 놀이터를 지키는 모습을 허구한 날 보다 보면 '너무~~ 노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왕년에 아이 좀 놀려본 여자로서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ㅋㅋㅋ 심지어 저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낮시간에도 실~~ 컷 노는 아이를 지켜봐야 했으니까요 ㅋㅋㅋ




공부머리 있는 아이 vs 공부에 소질이 없는 아이

어떻게 공부시켜야 할까요?


물론 무조건 놀리기만 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초등학교 때 놀 자유마저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한다면 어쩌면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쳐버릴지도 모릅니다. 공부와 자녀와의 관계 두 마리 토끼를... 


아이들을 딱 요렇게 두 갈래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 공부나 학습능력만 기준으로 놓고 가정해보자면

1) 공부머리가 제법 있는 아이와 

2) 공부에 소질이 그다지 없는 아이 

이렇게 두 경우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A.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 학습지 등 학습을 많이 시키는 부모님의 경우 

1)의 경우 아이라면 공부 싹이 보인다며 미리미리 영어도 해놔야 하고 수학 연산이다, 사고력이다, 선행까지 미리 빼놔야 한다며 공부를 시킵니다. 당연히 공부머리가 좋으니 잘 따라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아이가 놀 시간도, 책 볼 시간도 없습니다. 그저 부모가 짜 놓은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숙제를 하고, 그러다 중 고등학생이 되어 공부를 진짜로 해야 할 때쯤이면 아이는 번아웃이 되어 부모가 시키는 대로 더 이상 하고 싶어 하지 않아 공부를 손에서 놓기도 하는 경우들을 많이 봅니다. 공부머리가 있는 아이인데, 참 안타까운 경우이죠. 아들의 학원 친구들 가운데도 그런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2)의 경우 아이라고 가정해보자면, 부모님들은 아이가 공부머리가 썩 없는 편이니까 미리 해야 한다며 아이를 학원이다 과외다 돈과 시간을 쏟아가며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게 뭐든 밀어 넣어봅니다.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 하며 영어에, 수학에 좋다는 건 다 시켜봅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학원에 즐거워 가는 것이 아니었을 테고, 공부머리가 있는 편도 아니니 학원에서도 배움이 즐거울 리 없습니다. 결국 초등 고학년쯤 되었을 때는 학원에 보낼 때마다 실랑이를 하거나, 그 숙제를 하게 하느라 매일 아이와 씨름하고, 아이는 공부라면 지긋지긋해져 버리는 그런 경우들을 참 많이 봅니다. 


B. 반면 초등학교 때 잘 놀기라도 한 아이들은

1)의 경우의 아이라면 다른 친구들에 비해 조금은 늦게 공부를 시작했더라도 공부 머리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동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따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소 늦었다는 마음이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질리는 방식으로 무한 반복의 학습들을 거의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배움에 대해서도 그다지 반감이 없습니다. 실컷 놀기도 하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자기 주도적인 시간을 보냈다면 그 시간들을 발판 삼아 전형적인 범생이 모습은 아닐지라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나 문제 해결력들이 뒷받침이 되어 공부를 하면서도 그 능력들이 자기만의 색깔로 빛을 발하기도 합니다. 학습 동기를 찾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물론 필요하고, 부모와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부모의 조언을 귀담아듣기도 하며, 사춘기 무렵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는 시기와 맞물리며 공부의 당위성이나 목적들을 키워나갈 수 있겠지요.


2)의 경우의 아이라면 적어도 초등 고학년쯤 학습에 지쳐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리저리 학원으로 이끌려 다니며 학습에, 배움에 지쳐있는 있는 게 아니니 스스로의 능력을 과소평가할 일도 많지 않았을 테지요. 심지어 아이들과 실컷 놀면서 사회성은 얼마나 좋겠습니까~ 혼자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거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건강하고 밝은 표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로 적어도 눈이 반짝거리는 아이일 테고, 자신감에 차 있을 테니까요. 어차피 부모가 열심히 공부를 시켰더라도 공부로 승부를 볼만큼의 아이가 아니었을 테니 부모 때문에 학원으로 끌려다녔던 시간이 답답하고 힘들어 부모를 탓하거나 관계마저 틀어져있는 경우는 분명히 아닐 것입니다. 자신을 수용하고, 받아들여 주는 부모로 인해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기 스스로에 대해 뭐든 할 수 있다고 믿는 건강한 모습이 아닐까요?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아이는 자아가 더 강해지고, 부모의 의견을 수용함에 있어서도 초등학생 때와는 다른 모습일 텐데 적어도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부모와의 관계는 좋을 테니 자신의 고민들을 부모와 공유하고, 자신의 장래에 대해서도 부모의 견해를 들으며 방향을 찾아 나가겠지요. 



물론 잘 놀린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포함하기는 합니다. 무조건 학원은 안된다. 숙제도 하지 말고 계속 놀려라 이런 뜻은 절대 아닙니다. 초등학교에서의 학습, 공부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무난히 소화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잘하면 잘하는대로 선행을 시키고, 못하면 못한다고 다시 학원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따라가기 힘들어하면 집에서 부모가 도와주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잘 따라간다면 그만큼 시간이 여유 있을 테니 그 시간 동안 책도 실컷 읽고, 운동도 많이 하고, 자연에서 실컷 뛰어놀고, 여행도 많이 다니며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으면 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때 익히고 배워야 하는 것은?

고민을 나누던 지인이 아이가 형이나 친구들과 노는 걸 더 좋아하는데, 이렇게 그냥 아이가 원하는 대로 놔두다가 나중에 엄마 말이 안 먹히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이 든다 하시더군요. 사춘기 되면 친구들 더 좋아한다는데 친구들과 노는 걸 좀 자제시켜야 하나..? 근데 억지로 그렇게 하면 아이는 반발할 테고.. 더 흥미 있는 걸 들이대지 않는 이상 자발적으로 엄마와 무언가를 하지 않을 것 같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그 고민에 이런 답변을 드렸습니다.

혹시 아이가 형들, 친구들하고 노느라 엄마도 찾지 않고 열심히 너무 신나게 놀지 못하고 그와 반대로 초등 고학년이 되었음에도 엄마 바지 자락 붙잡고 숨어서 아이들하고도 잘 못 어울린다거나 또래든 형들이든 노는데 늘 트러블이 있거나 혼자 앉아서 놀고 있다면 마음이 어떨 것 같냐고요. 또래나 형들과 어울려 잘 논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그 시기에 배워야 하는 진짜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요.


유년기와 학창 시절에 친구와 관계 맺기를 하면서 소통을 하고, 상대를 공감하고, 때로는 한 발짝 물러나 배려라는 것을 배우기도 하고, 또 때로는 친구의 존재로 인해 마음을 치유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학습이나 공부를 잘하는 것을 너머, 인생 전반에서 어쩌면 훨씬 더 중요한 가치일 것입니다. 또한 공부도 그런 것들이 가능해졌을 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타인이 눈에 들어오고, 슬픈 표정의 친구가 마음에 걸리고, 즐거운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은 그 마음들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그때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발달상의 과제일지도 모릅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잘 지내고, 친구 때문에 엄마가 뒷전이고, 친구 때문에 숙제도 잊어버리고, 친구와 노는 거라면 밥 먹는 것조차 잊는 시절을 충분히 누려야 그다음 단계로 또 도약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친구를 통해 그 힘을 지탱받고 응원받으며 또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우리 부모들은 우리 자녀들을 너무 어른스럽게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키가 크고 말을 의젓하게 하니 다 큰 듯 보이지만, 여전히 중3인 우리 집 아들 녀석도 잡기 놀이하며 놀 때 보면 영락없는 초등학생 같을 때가 많습니다. 다만 그 빈도수가 조금 줄었다는 점 정도?


갈수록 아이들에 대한 학습 기대 연령이 어려지고 있고, 상황이 그렇다 보니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완벽한 학습자로 아이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정말 쓰임새 있게 쓰고 있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때(초등학교)는 그런 시간의 효율성? 보다는 해가 넘어가는 줄 모르고 노는 게 당연한 나이이고, 밥 먹는 것도 까먹고 놀 수 있는 자유를 온전히 누리며 몸과 마음의 성장을 채워가야 다음 성장을 위해 에너지를 충만히 채운, 반짝이는 눈을 가진 아이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Tips. 학습 습관 잡기


시간: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한 번에 1시간보다는 20~30분씩 쪼개서 두 번 정도!


내용과 방법: 매일 꼭 했으면 하는 학습과 숙제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다만 엄마가 일방적으로 시간을 정하지 말고, 아이와 함께 숙제가 보통 얼만큼인지 학교 수업에서 따라가기 힘든 부분은 없는지, 따로 공부하게 도와주고 싶은 부분들이 있다면 그런 이야기들을 학기초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엄마가 원하는 방향을 주입시키는 대화 말고, 진짜 대화요^^)

그렇게 루틴으로 밥 먹기 전 30분, 밥 먹고 나서 30분 정도를 쪼개서 시간을 함께 정해 학습시간으로 타이머를 맞춰놓게 하고 짧고 효율성 높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성향별 지도: 아이가 수용적인 아이라면 시작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해야 할 과제들을 미리 나열해 알려주기도 합니다. 반면 자기 주도성이 강한 아이라면 꼭 해야 하는 과제 정도만 시작 전 상기시켜 주고, 타이머도 스스로 맞추게 하고, 과제 순서도 스스로 결정하게 하여 자기 주도성을 누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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