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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SE May 27. 2022

'음악이라는 세계' : '관계'의 구성

사람은 왜 음악과 예술에 매료될까? '사회적 동물'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모든 사람은 음악을 듣습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목적에 따라, 또는 그때그때 기분이나 날씨에 따라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들으며, 또는 누군가의 취향이 담긴 선곡 리스트를 재생합니다. 이렇듯 음악은 우리의 삶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은 확실하죠.


그럼 우리는 음악을 어떻게 듣고 있을까요?


남에게 음악을 설명할 때

내가 듣는 음악을 남들에게 설명하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클럽 갔었는데 거기 디제이가 노래를 너무 잘 틀어!'

'맞아, 나도 거기서 그 디제이 음악 들어봤어!!'


나의 취향에 꼭 들어맞는 음악을 들었을 때, 우리가 나누는 대화입니다.


'그 디제이가 음악을 틀면 사람들이 항상 열광했어'

'응, 나도 그 디제이 음악 들으면서 정말 미친 듯이 뛰어놀았던 거 같아'

'나만 그랬던 게 아니구나(웃음)!'


클럽에서 모두들 흥이 취해 열정적으로 춤을 춘 경험이 있나요? 그 음악에 내 가슴이 미친 듯 뛰었던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공감이 되시겠어요, 이 대화의 내용이~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들을 때에도 어떤 부분에서 모두가 함께 약속한 듯이 춤추며, 열광합니다. 그렇다면 음악 안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우리는 이렇게도 음악에 공감하고 좋아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리고 '왜' 그것에 공감하게 되는 것일까요?


현상으로써의 음악

'음악', 조금 더 확대해 말하자면 '소리'는 물리적인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 우리들은 반응하는 것입니다. 앞선 예시처럼 커진 볼륨에 가슴이 쿵쾅거리던 클럽 안에서의 내 모습, 혹은 영화를 보던 중 나온 음악의 멜로디에 감성적으로 반응하던 내 모습으로 나타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반응하는 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클럽 안에서 춤추는 여러분을 생각해 보세요. DJ가 선곡한 음악에 맞춰 우리는 열광하고 어떤 지점을 향해서 달리는 음악을 들으며 우리는 모두와 함께 음악의 클라이맥스를 즐깁니다. '음악적 현상'에 우리가 반응하는 아주 직접적이면서도 간단한 예시인 것 같네요.


음악을 조금 자세히 관찰한다면?

음악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앞서 설명드린  '음악적 현상'입니다. 작곡가 혹은 음악이나 소리의 창작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꾀'하는 사람들이니 그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 또는 '사건'들의 유발자들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음악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은 모두 그 목적을 가지며, 아주 유기적인 형태로 음악 여기저기에서 나타납니다. '음악적 현상'은 아주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며, 한 음악 내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번 일어납니다. 지금은 자세히 다루지 않지만, 앞으로 '음악이라는 세계'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음악이라는 '그' 세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모호한 음악이라는 세계는 분명 '소리'의 집합입니다. 시간이 흐르며 발생하는 소리와 소리 간에 '관계'가 형성되어 음악적 '맥락'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맥락'들이 모여 '음악적 현상'들로 우리에게 인식됩니다. 칸딘스키의 저서 '점선면'에서 각각의 형태들이 그 위치와 크기 나중에는 색깔에 의해서 서로에게 중력과 같은 상호작용을 한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각 소리들의 움직임과 집합에서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형성된 관계에 의해서 음악적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일렬의 과정은, 그동안의 인지여부와 관계없이 여태껏 들여다보지 못했던 '음악이라는 세계'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첫 단추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음악적 현상'

그렇다면 음악적 현상이란 어떤 것들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쉬우니 간단한 예시 하나만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글을 쓴다면, 각각의 역할을 가진 단어들이 하나의 문장을 만들어 냅니다. 방금 끝낸 앞의 문장에서 여러 가지 단어들을 쓰면서, 문장의 흐름을 이어왔고 뜻을 발생시켰으며, 맨 마지막, '냅니다'라는 동사(세밀한 분석은 다음 기회에)를 끝으로 문장을 마쳤습니다. 지금도 '마쳤습니다'로 마쳤네요. 음악에도 길거나 짧거나 뜻(음악적 의미로)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수많은 음악적 문장들이 존재합니다.(물론 여기서는 형태적인 의미를 말합니다) 우리는 이를 음악 내에서 프레이즈 Phraise라고 부릅니다. 바로 음악 안에서의 '문장'인 것이죠. 그리고 이를 조금 더 세밀하게 나눈다면, 동기 또는 모티브 Motive라는 세부 단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음악 용어는 여기까지!


앞서 설명드린 음악의 문장 프레이즈 Phraise가 완성되는 과정도 음악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프레이즈가 종(성부 또는 악기 구성)으로 또는 횡(모티브 또는 프레이즈의 길이)으로 발전되고(또는 생략) 확장되었다가 축소되기를 반복하면서 하나의 구성을 가지게 되며 음악은 진행됩니다. 제가 아주 간단히 설명드렸지만, 이러한 소리들의 움직임들을 통해 음악의 다양한 '현상'들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이 만든 음악

음악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듣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맞습니다. 음악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이 사실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요즘은 음악을 AI가 만들기도 하고 동물이 듣기도 하지만, 사람이 하던 것들의 주체 범위가 다양해졌을 뿐,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을 다시 상기해보며, 사회적 동물들에게 필수인 '관계'가 바로 음악에 공감하고 좋아하는 우리를 설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답변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청자와의 소통을 통해서 공감을 얻기 위한 목적인 '대중음악'과 새로운 시각이나 방법적 시도의 제안인 '예술로써의 음악'의 차이는 결국 그 음들 간의 관계에 대한 정의를 달리하며 생긴 결과인 것입니다.


선입견을 넘어선 생각

보통 우리들은 각자가 경험한 것들, 혹은 단편적 지식의 축적을 바탕으로 생각의 범위를 결정하고 결국 다음 행동으로 이어나갑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자가 가지는 생각의 범위는 절대 자동으로 넓어지지 않으며 항상 그 틀을 깨지 않으려고 자기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 중에 자기 방어기제를 작동시킵니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에 반응하는 인간의 생존본능이 발현된 것이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궁금해했으며,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한 조그마한 노력을 시작으로, 선입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매일 반복합니다. 마치 지금의 여러분이 이 지루한 글을 끝까지 읽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음악을 포함한 모든 영역의 예술은 인간을 위한 행위이기에 인간을 생각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또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은 물론 우리가 잘 모르는 영역의 음악들까지 모두 소개하며, 음악의 깊숙하고 드넓은 세계를 항해할 생각입니다. 그러기에 앞선 어떤 각오의 한마디라고나 할까요....


관계의 구성에 공감하다

우리는 음악, 크게는 예술 안에 펼쳐진 '관계'의 구성에 이끌리는 것입니다. 작곡가의 입장에서 이 관계의 구성은 작곡이며, 회화작가의 입장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일 것입니다. 보통 현대미술을 보고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겠다,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와 현대음악을 듣고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결국 그 음악 안에서 사용되는 내용물들 간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음들의 관계, 구조, 악기의 구성으로 만들어진 대중음악은 훨씬 잘 이해합니다. 심지어는 가사를 통해 정확한 내러티브가 전달되기도 하죠. 그리고 몇백 년 전의 서양 고전음악도 본인이 이해하다 못해 뱃속의 아이에게까지 들려줄 정도로 우리에게 편안하게 이해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자주 노출되어 익숙한 소리들의 관계가 우리에게 잘 이해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음악은 위에서 설명한 다양한  '음악적 현상'들의 관계를 작곡가들의 '음악적 견해와 감각'을 활용해 나열한 것'입니다. 결국 인간 사회에서도 '관계'가 핵심이듯이 인간이 만든 음악 안에서도 '관계'가 핵심 키워드인 셈이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관계'에 대한 이해와 깊이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서 월등히 뛰어납니다. 그 결과 인간은 관계를 위한 사회적 행동과 함께 '창의성'을 발휘해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현상들을 활용하여, 개개인의 '감각'을 담은 '관계'의 나열로 예술이라는 하나의 행위가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있을 여러 생각의 확장을 위해 조금은 과격하지만, 과거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이켜보게 되는 말로 끝맺음 짓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아이디어를 잊는 것이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John Maynard Keynes




다음 글에서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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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 세원

평생 '음악공부'에 매진하다 독일에서의 우연한 직장 생활을 통해 '알'에서 나와 '세상'과 마주친 순간 '호기심'이 재발하여, 콘텐츠 기획 및 사운드 컨설턴트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현대음악 작곡가.


제품/공간 사운드 디자이너

e모빌리티 사운드 디자이너

현대음악 작곡가

음악예술 콘텐츠 기획자

현)  음악예술 공론장 '공음당空音堂' 운영 중

      Interactive Art Group 'FGTC'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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