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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을 피우다

드로잉- 진주성

by 최민진

호수 너머

굽이굽이 노고단에서 천왕봉

맑은 빛이 먼 산을 누인다.


촉석루에 서면

남강이 흐르고

절벽 아래 이야기 흩어진다.

성 무너지고 백성들 스러지고

논개는 춤추며 몸을 던졌다.*

그 죽음

다산이 기리고 산홍이 몸으로 기리고

거리는 교방의 밥상을 잇는다.

면 말아 올리고

놋그릇에 꽃밥을 피운다.

풍경 너머 이야기

오늘을 더하여 흘러간다.


고즈넉이 앉은 마을

자그만 밭들 나뉘어 모인다.

고단한 삶에 푸른 잎 돋아나니

산 둘러 다시 지난다.


*1593 제2차 진주성 전투(임진왜란)




(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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