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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직한 하늘과 바람

드로잉- 삼척 죽서루

by 최민진

한낮의 목장길

양 하나 내려온다.

우리에는 양들 모여 나란한데

무심한 듯 홀로.


대관령에서 옛 기억을 잇고

삼척 해안길로 오른다.

태백이 내리고

바위 부서져 바다를 담는다.

사자바위가 선다.

이사부와 나무 사자들

신라의 이야기 흘러

먼바다 울릉도와 독도로 닿는다.


죽서루에 올라앉는다.

고요히 저무는 빛이

나직하게 하늘을 짓는다.

서까래 이어 올려

사방을 열어 바람이 분다.

절벽 아래 물길이 동해로 흘러간다.




(삼척 죽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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