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만 펼쳐지는 자유
인간은 오랜 시간 자유를 추구해왔다. 그만큼 우리에게 자유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어쩌면 자신의 일상의 불만을 ‘자유가 주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라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전 세계는 오랜 시간 투쟁을 해왔다.
하지만 자유가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그렇게 많은 피와 희생으로 치르고 얻어낸 자유가 동반된 생활에서 우리는 더 많은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을까?
사회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밀 뒤르켐은 ‘ 사회의 규제와 규칙이 느슨해져도 개인이 반드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며 도리어 불안정한 상태에 빠진다’고 말했고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자유에는 엄청난 고독과 통렬한 책임 뒤따르며 인간은 끊임없이 자유를 갈구함으로써 더욱 나은 인류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자유를 추구함으로써 생겨나는 고독과 책임, 스트레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의존과 종속을 추구하게 된다. 프롬은 이런 류의 사람들을 ‘권위주의적 성격’이라 말했는데 쉽게 말해 권위주의적인 계급 체계 속에서 ‘강약약강’을 실천하는 이들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나치나 군부독재 등을 지지하는 기반이 되었다고 에리히 프롬은 강조했다.
자유는 곧 선택을 말한다.
현재의 젊은 세대인 Z세대들은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그 속에서 광활한 자유를 만끽했다. 그래서 오히려 일상에서는 자유와 선택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예를 들어 노래방을 가도 노래를 검색하기보다는 인기차트를 뒤져서 선곡을 한다. 식당에서는 선택하기 어려워 세트메뉴를 선택하거나 가장 유명한 메뉴를 시킨다. 위에서 말한 자유를 감당하지 못해 권위주의적이게 된 사람들보다 자유가 일상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현실을 어떤 식으로 도피하려 하는지 관심과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자유를 펼칠 도구인 SNS와 인터넷이 있는 아이들은 권위주의적인 현실과 수직적인 시스템을 더욱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취약해져 있다. 그리고 현실에서 수직적인 격차가 심한 부분은 직업 간 격차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Z세대 아이들은 직업이 세습되던 과거가 더욱 마음 편할 것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직업 간의 격차는 어떤 직무를 맡을 것인가가 아닌 어떤 회사에 들어갈 것인가로 왜곡되고 있다.
우리는‘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규범의 오류(회사, 출신, 연봉)를 극복하고 줄여나가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또 가상의 세계에서만 표출되던 자유를 어떻게 현실세계에 끌어올 수 있는지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을 주체성과 자유로움을 현실에 반영하고 책임을 지울 수 있다면 사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촉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