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기억 둘
우리 집은 강남에 작은 마당이 있는 집이었다
사실 우리 집은 아니지. 세 들어 사는 쪽방 신세였으니
그 집이 내가 처음 기억하는 우리 집이고
내 첫 기억이다.
우리 집은 쪽방이었다. 작은 현관문 (문을 두드리면 철소리도 아닌 것이 스댕소리도 아닌 그런 문)을 열면 시멘트 계단이 높게 두개 정도 있었다. 그문을 또 열면 방이 하나 있었다. 화장실은 우리가 살던 그 쪽방에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이 없다. 부엌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있었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싱크대가 있었던 기억이 있다.
엄마랑 아빠랑 세 식구가 살기엔 비좁지 않았던 거 같다. 참 화목했었겠지? 그런 건 참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잊고 있던 기억 중에 기억하고 싶은 기억을 찾을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기억 하나
아빠가 늦게 들어오면 그 집 주인개가 크게 짖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똥개였던 거 같다. 개가 짖으면 엄마는 부리나케 달려가 아빠를 어깨에 매달고 왔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늦은 시간 개가 짖으면 집주인이 얼마나 싫어했을까? 엄마가 눈치가 보여 달려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나 그때나 집주인이 갑이다!
기억 둘
엄마랑 낮에 둘이 있었나 그랬다. 목이 말랐다. 난 방에 있었고 엄마는 부엌에 있었다.
"엄마 나 물 좀 줘"
유리컵에 물을 하나 따라 그 높은 시멘트 계단을 올라와 엄마가 컵을 건네는데 그걸 받지 못했다. 그 순간 컵이 깨지고 엄마가 처음으로 내게 소리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