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
어릴 때 문방구는 신기하고 갖고 싶었던 물건이 많았던 곳이었다 피아노가 달린 필통, 축구 필통, 꿈돌이 지우개, 아기지우개, 물체주머니, 검은색샤프, 조립피아노, 조립 로봇 등등 그래서 문방구는 항상 좀도둑이 많았다
기억 하나
5~6살 정도였나 보다 언니가 문방구에서 종이인형을 사오라고 그랬다 그때 당시 8절지 사이즈의 종이인형이 20원이었다 언니가 50원을 줘서 신나게 문방구에 갔다
마음에 드는 종이인형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고 집으로 왔다 종이인형을 언니에게 잘라달라고 줬는데 "어? 너 똑같은 거 2장 사왔어?"라고 말했다
종이 장수를 확인하지 못하고 2장을 가지고 온 것이었다 다시 한 장을 가져다 주느냐 내가 갖느냐 언니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언니와 나눠가졌다 그 뒤로 그 문방구는 가지 못했다
기억 둘
국민학교 2학년 때였다 그때 당시 찰흙 하나가 1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엄마한테 찰흙을 사고 하고 간식비랑 해서 200원을 받았다 학교 등교 전 학교 앞 문방구에 들려 찰흙을 사러 들어갔는데 지우개도 사고 과자도 먹고 싶어 하나씩 샀다
다 합쳐서 210원이 나왔다 200원 밖에 없던 나는 찰흙도 지우개도 과자도 포기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주인아저씨를 쳐다봤다
아저씨가 "내일 그럼 10원 가져다줘라"하며 쿨하게 10원을 외상 해줬다 내일 아침 꼭 가져다줘야지 했는데 첫날 잊어먹고 둘째날도 잊어먹었다
계속 깜빡하다가 학교 앞 문방구를 지나갈 때마다 10원을 가져다줘야 하는 게 생각났다 그런데 결국 시간이 많이 지나 가져다 주지 못했다 그 뒤로 혹시 아저씨가 날 알아보고 혼을 낼까 봐 그 문방구 역시 가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