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접점
최근 3년 동안 나는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습관을 나도 모르게 길렀나 보다. 글 읽기가 어색해지고 글을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최근 급격하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읽고 쓰는 능력이 저하되고 자주 사용했던 어휘력이 줄어들게 된다면 그것은 내 한계에 돌입했다는 뜻이다.
한계란 별거 없다. 주로 사용하고 주로 익히고 내가 원하는 방향과 기로에서 습득했던 언어의 조각들이 다른 조각을 만나 새로운 지식과 지혜로 생성되는 그 접점이었다. 그것이 나의 지식의 한계이자 반성의 한계였다.
자기반성, 셀프 고립. 이런 단어에 눈길이 가고 스스로 반성을 통해 자기 모멸감에 다다랐을 때 난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쳤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켜켜이 쌓인 업무와 업무에서 우러나오는 스트레스. 해결사는 없고 남들이 죄다 기피하는 문제들만 쌓여가는 조직적 구조와 방식 속에서는 난 희생양으로 쓰였다. 아무도 나서라고 등 떠민 적도 없는데.
이제는 자기 모멸감과 해로운 습관에서 탈피하고자. 그리고 새로운 자아의식. 아니 때로는 예전부터 길러왔던 바람직한 잠재의식. 뇌의 신경 가소성에 의해 내가 관심 있어하고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분야의 지식과 사실들이 새로운 뉴런 구조를 만들어내어 나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기 시작할 그 무렵까지 다시 박차를 가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리 말했다. 부단하고 지난한 세월 속에 부단히 행했던 습관만의 나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 부단함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자 한다. 부단함 속에는 영겁의 세월에도 부서지지 않는 새로움을 만들 그 습관이 새겨져 있다. 단어의 힘과 확언의 힘을 믿고. 내 속에 자리한 의지를 믿고. 확신을 갖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사실이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잊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