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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인간 May 10. 2021

예술가

어린아이의 시선

요즘 조던 피터슨의 질서 너머의 책에 흠뻑 빠져있다. 돌이켜보면 내용이 어렵고 고심과 사색이 가득했던 책들이 나를 더 성장시켜줬던 것 같다. 그 이면에서 조던 피터슨은 가히 선구자이자 개혁의 지식인이라고 표현해도 모자라지 않다. 인생을 바꾸는데 필요한 질문과 의미들을 잘 짚어내주고 있으니. 적어도 나의 인생에 한해서는 말이다.


법칙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당최 의미가 있기는 한 행동인가 스스로 챕터 8의 제목을 보고 의구심이 들기는 했다. 현저히 속세에 가깝게 살면서 나름의 최대의 시간 속에서 최소한의 의미를 발굴하기 위해 가장 실용적인 시선으로 삶을 살아가는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정리와 단정함은 사치에 불가하다는 내 고립되고 정체된 고정관념 덕분에 심히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기도 했다.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경외감과 침묵을 주는 예술 작품의 힘의 원천은 어디인가? 그것이 궁금하긴 했다. 이 책을 통해 아주 근접하게 정확하지는 않지만 적당한 해답을 얻은 것 같다. 책에서 말하길 예술가는 혼돈을 질서로 변화시키는 역할자다. 예술과 사회의 관계는 꿈과 정신의 혼합된 관계와 동일하다. 혼돈에 빠져들 위험을 무릅쓰고 그 안에서 의미와 질서를 발견하며 그것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감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혼돈 속에서 질서와 정열을 발견한 우리들은 이따금씩 그 의미에 갇혀 본능적으로 모든 사고가 정지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충격이자 자연의 목소리다.


예술가는 미지의 것을 의식적으로 사회적이고 명료한 세계로 이동시킨다. 직감을 통해 패턴을 만들고 질서를 이뤄낸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음은 세세한 관찰과 어린아이의 시선과도 같은 세상을 달리 바라보는 안목 덕분이다. 사회가 제시한 이념과 테두리를 걷어내고자 끝없이 싸우고 고통을 승화시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못 했던, 그저 상상조차 못했던 그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그들의 이미지에 우리가 경외감을 갖는 이유일지 모른다.


명확한 형태와 가지런함. 혼돈에서 질서를 발견하는 힘은 예술가의 힘이자, 인간의 무구한 가능성이다. 세계를 보는 법을 가르치고 잠시 잃어버렸던 세계와 연결되고 일상 속에 젖어 망각했던 본연의 감정들을 재생시키는 일. 그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과 가깝게 사는 삶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모든 것을 소유한 상위 1% 인류도 그렇게 예술에 집착했나 보다.


예술처럼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자. 적어도 세상이 시궁창이고 삶이 고단하고 먹고 살기가 각박하더라도 예술가의 시선이자 어린아이의 눈망울처럼 처음스러움을 발견하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자. 평범한 노예와 진배없는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세상을 달리 볼 수 있는 안목이 유일하다. 작품을 잉태한 예술가의 현재는 비록 가난하고 궁핍했을지라도 그의 미래는 평온하고 아름다웠을 것이다. 적어도 그의 작품은 후세들에게 발견하지 못한 의미를 전달해주고 있다. 익숙한 것들을 어지럽히고 의심하자. 달라질 수 있음을 확신을 가지고 믿되, 모든 오감과 감각을 일깨워 세상의 사소함 속에서도 짜릿한 전율을 만들어내자.


글과 이미지로써, 형태와 장인정신으로써 표현해내지는 못할지언정 그 의미는 내 본연의 자아와 깊은 무의식에 담아서 붙들어 매자. 책이 준 지식과 앎과 깨달음에 대한 깊은 기쁨을 느낀 그 감정만큼은 지켜내자. 예술가와 예술의 의미가 내 삶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그 시선과 노력을 훔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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