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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 Jul 20. 2023

덕업일치, 그러나 순탄치만은 않은

나는 기자였다 - 06

좌충우돌 덕업일치

고되지만 재밌었던 시간


글을 쓰면서 너무 암담한 이야기만 한 것 같으니 밝은 이야기를 써보자. 나는 기자로 일하는 1년 동안 덕업일치에 성공했다.


시작은 면접 때였다. 면접 때 윗 분께서 취미가 뭐냐고 물었고, 나는 연극과 뮤지컬 보기라고 얘기했다. 입사 후에 그 윗 분은 취미를 살려 뮤지컬을 취재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다. 덕후의 뮤지컬 리뷰 기사는 좀 다를 거라고 생각하신 걸까? 제안하신 이유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때도 나는 사회부를 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그렇게 신문에 중소극장 뮤지컬을 리뷰 하는 코너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일단 회사와 중소극장 뮤지컬 제작사/홍보사와의 연결 고리가 전혀 없었다. 내가 일일이 전화를 하면서 연결을 해야 했다. 제작사/홍보사에 전화를 해서 매체를 소개하고, 리뷰 코너를 소개하고, 공연 관람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거절하는 제작사나 홍보사는 없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리뷰하는 기사가 하나라도 더 생기면 좋으니까.


이 코너를 위해 뮤지컬을 관람하고 기사를 쓰는 동안에는 솔직히 매우 즐거웠다. 내가 잘 아는 분야를 다루려니까 물을 만난 것 같았다. 물론 어느 정도의 수위(?)까지 리뷰를 쓸 것이냐를 조절하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었지만 기사를 쓰는 것 자체는 전혀 어렵지 않았다.


기사를 차곡차곡 쓴 덕분이었을까, 언제 한 번은 제작사에서 공연을 리뷰하고 기사를 써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1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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