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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 Jul 10. 2023

입사, 그리고 교육?

나는 기자였다 - 01

중소언론사의 현실


내가 다녔던 언론사에 큰 꿈을 안고 입사한 것은 아니었다. 모종의 이유로 언론사가 아닌 곳에 입사했다가 그만두고 들어간 것이었으므로, 기자가 된 것만으로도 기분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 특히 내가 입사한 곳은 내가 대학 시절 입사하기를 기대했던 곳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내게 펼쳐진 건 당장의 기사 생산이었다. 특별한 '교육' 없이 일단 기사를 써야 했다. 기획 기사나 취재 기사를 쓸 능력은 없으니, 보도자료를 기사로 바꿔 쓰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혹은 통신사의 기사를 '우라까이'(베껴 쓴다의 언론사계 은어)하는 것이었다.



조금은 의아했지만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쓴 기사가 지금 당장 인터넷이나 신문에(다녔던 회사는 인터넷으로도 기사가 나가고, 지면으로도 기사가 나가는 신문사였다) 나가도 되나, 하는 의문이 조금 있기도 했다.


그러나 학보사를 다닌 경험이 있어 기사를 써본 경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기사를 써 내려갔던 것 같다. 이렇게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으면서 일하는 것이 1년 넘게 이어질 줄은 모르고.


나는 그렇게 특별한 교육 없이 기사를 계속 써 내려갔다. 기사를 쓰고, 사수가 기사에 코멘트를 해주고, 기사가 다시 돌아오기를 그렇게 몇 번 반복하면 기사가 출고됐다.


이렇게 하면 기사를 쓰는 능력이 정말로 느는 것일까? 하고 의아해할 때쯤 내게 첫 취재의 과제가 떨어졌다. 그 과제는 한 학교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을 취재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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