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데이브 돔브로스키는 우승 전력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다. 신생팀 플로리다 말린스는 매우 짧은 기간 내에 월드 시리즈 우승에 성공했고,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역시 그의 지휘 아래서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미겔 카브레라, 프린스 필더를 중심으로 대권 도전에 나섰다.
화끈한 탱킹으로 유망주를 모으고, 우승에 도움이 될 선수를 부르기 위해 유망주를 출혈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 팬들마다 평이 상이하게 나뉘는 단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모든 야구팀의 목표가 우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돔브로스키의 과감한 무브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절대 없다. 팜을 애지중지하면서 우승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기 때문이다.
2016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은 마누엘 마곳을 포함한 1 : 4 트레이드로 리그 최고의 클로저 크레이그 킴브렐을 영입했다. 2017년 시즌 개막 전에는 닷컴과 BA 전체 1위 유망주였던 요안 몬카다와 100마일 유망주 마이클 코펙을 축으로 한 1 : 4 트레이드로 레드삭스는 에이스 크리스 세일을 얻었다. 그리고 매 시즌 디비전 시리즈 이상의 진전이 없자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해 J.D. 마르티네즈를 영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드 시즌에는 연봉 보조까지 이끌어 내며 우타 플래툰 요원 스티브 피어스, 리그에서 가장 빠른 직구 구속을 가진 선발 투수 네이선 이오발디, 그리고 리그 정상급의 2루수 수비를 갖춘 이안 킨슬러까지 트레이드로 영입한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웠으나, 세일과 킴브렐은 정규 시즌 내내 레드삭스의 마운드를 이끈 투수였고, J.D. 마르티네즈는 40개가 넘는 홈런을 쏘아 올리며 지난해 극심한 홈런 가뭄으로 고통받던 레드삭스의 빛이 되었을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무려 3개의 홈런 포함 3개의 결승타를 올리며 팀의 우승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피어스는 트레이드 직후 양키스와의 라이벌 전에서 무려 3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월드시리즈에서는 4차전 동점 홈런과 쐐기 싹쓸이 2루타, 5차전 결승 홈런과 달아나는 홈런을 때리며 무려 월드시리즈 MVP에 등극했다. 이오발디는 포스트시즌에서 레드삭스의 에이스로 우뚝 섰고, 3차전에서는 혼신의 투구로 하루 휴식 후 무려 6이닝을 지켜냈다. 비록 3차전에서 실책을 저질렀지만, 킨슬러 역시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페드로이아의 공백을 쏠쏠하게 메웠다.
돔브로스키가 유망주를 내보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포스트시즌 내내 중요한 역할을 한 앤드류 베닌텐디와 라파엘 데버스를 지켰을 뿐 아니라, 제이슨 그룸, 마이클 채이비스, 브라이언 마타 등의 필요한 유망주들을 추가 선수 영입에 소모하지 않았다.
릭 포셀로 가 계속 1선발이었다면, 레드삭스는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다. 레드삭스의 기념비적인 108승과 21세기 4번째 우승에는, 승부사 데이브 돔브로스키의 공헌이 숨어 있다. 현장 밖에서도 뛰어난 무브들이 단행되었기 때문에, 레드삭스는 5년 만에 다시금 팀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