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서 '코리아 킹'호를 타고 대청도 선진포항에 도착했다. 평소 백령도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대청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단지 서해 5도의 한 섬이라는 것 밖에...우리부부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대청도 항구에 내렸다.
대청도에서 하루 숙박할 'G펜션'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바로 여행버스에 올라탔다. 역시 패키지 여행 진행은 빨랐다. 운전사 겸 가이드는 쉼 없이 백령도와 대청도를 비교하며 대청도 자랑이 늘어졌다.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으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아무튼 우리도 대청도에 왔으니 대청도 좋다고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백령도보다 1/4 크기의 작은 대청도를 가볍게 생각한 것은 큰 착각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작은 섬이지만 엄청나게 큰 감동을 주는 대청도였던 것이다.
대청도 여행 첫코스부터 이 곳이 백령도보다 더 볼거리가 많고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라도 하듯 바닷가에 끝없이 펼쳐진 농여해변을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
나이테 바위...
그야말로 생김새부터 압권이었다.
세상에 이런 바위가 있다니...
대청도 농여해변에 우뚝 솟은 암석은 얇은 지층이 다양한 색으로 반복되어 고목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이테 바위라고 불린다. 지층이 강한 변형 작용을 받아서 수직으로 선 후 풍화와 침식으로 현재의 모양이 되었다(인천 백령ㆍ대청 지질관광, 제작: 백령ㆍ대청 지질공원 인용). 아마 우리나라 어떤 곳에서도 보기 힘든 바위일 것이다. 마치 땅이 위로 솟은 느낌이다.
우리는 드넓은 해변을 마음껏 걸어봤다. 점점 바다로 향하는데 모래해변은 끝이 없을 정도 였다. 농여해변에서 미아동 해변으로 이어졌다.
농여해변과 미아동 해변에는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모래가 만드는 다양한 물결무늬를 볼 수 있다. 바로 옆의 암석에도 발고랑 모양의 물결무늬 흔적이 나타난다. 이를 연흔이라고 한다.
10억 년 전에 만들어진 물결무늬가 지금도 같은 자연현상에 의해 똑같이 만들어지는 것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인천 백령ㆍ대청 지질관광, 리플릿 인용).
우리는 저녁에 펼쳐질 황홀한 일몰을 보기 위해 다시 찾아오기로 했다.
바닷가의 모래가 강한 바람으로 날려와 모래언덕을 만든 곳으로 '한국의 사하라 사막'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 사구 중에는 그 규모가 매우 큰 편에 속하며 현재는 방풍림 조성으로 규모가 줄었지만 예전에는 축구장 60개 규모를 자랑했다고 한다. 정말 사막에 온 기분도 들었다.
최근에 새로 조성된 옥죽동 모래사막 전망대이다.
메바위 전망대에 올라 경관을 바라보면 날개를 펼치고 날라가는 형상을 닮은 매바위가 보인다고 한다. 매의 형상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대청도 서내동에 '매막골'이라는 지명이 남아있어 매바위라고 하는 것 같다.
서울의 응암동이라는 지명도 마을 뒷산기슭에 있는 커다란 바위의 생김새가 매가 앉아있는 모습과 닮은 매바위같다고 하면서 유래되었다.
매바위 전망대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삼각산 입구에 러브 브릿지가 있다. 삼각산 등산로에도 군데군데 사랑이 심어져 있다. 아내와 다정한 포즈로 사진 한컷 찍고 내려왔다.
과거 사탄동이라 불렸으나 어감이 나빠 모래울로 개명하였다. 해변의 뒤편에는 적송이 군락을 이루며 분포하고 수령이 약 100여 년에 달하며 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되어있다. 수백 미터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해변길과 해솔길을 느끼며 힐링할 수 있다(섬빛 여행 백령대청 지질공원 리플릿 인용).
1km에 걸쳐 폭 100m의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야트막한 언덕에 해송이 우거져 있다. 해변 양쪽으로 부드럽게 끌어안은 듯한 산이 편안함을 더해주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대청면 둘러보기 리플릿 인용).
우거진 해송과 고운 백사장의 조화가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해변으로 우리나라 10대 해수욕장의 하나로 손꼽힌다고 한다(인천 백령ㆍ대청 지질관광, 리플릿 인용).
해넘이 전망대에 올라와 보니 멀리 소청도가 보였다. 소청도는 여행객보다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다고 한다.
대청도의 주업이 홍어잡이라고 한다. 나는 홍어하면 흑산도라고 생각했는데 옛날부터 대청도 홍어가 전라도까지 가서 쌀과 홍어로 물물 교환했을 정도로 대청도 홍어의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마을 어귀에 홍어 말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대청도 홍어회는 삭히지 않은 채로 먹는 것이다.
저녁식사 후 선진포항을 바라본다. 아담한 마을로 평화롭게 느껴진다.
숙소로 향하면서 다시 한번 농여해변에 들렀다. 대청도의 멋진 일몰을 보러 왔는데 구름이 끼어서 뜨겁게 비치는 강렬한 석양을 못 봐서 내심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