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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유 Aug 25. 2023

매일의 수명을 깎아서 하루하루 버티는게 인생

몸 갈아가며 뽕 맞고 버티는 그게 삶이다.

즐거운 일이 없다. 하루하루  수명을 갉아먹기만 하고 있는 느낌. 겨우 충전해서 세상에 나가면 하루 에너지  쓰고 물에 젖은 솜처럼 잔뜩 지쳐서 방전된채 귀가하는 매일매일.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원래 그렇다. 하루가 지나면  하루치 수명이 사라지는  당연하고 밤잠으로 충전한 에너지를 다시 잠들기 전까지 방전시키는  소중한 인생의 다시없을 하루 루틴인 것이다. 돌려돌려 쳇바퀴.


일어나서 아가   먹이고, 아가 세수시키고,  씻고,   입고,   싸고, 아가  싸고, 아가 들쳐업고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그제서야 출근해서 회사까지 한시간 가고, 일하고, 밥먹고,  일하고, 설득하고, 토론하고, 가끔 거절도 하고, 짜증도 내고, 분노도 하고, 멘붕도 오고, 그러고  노트북 들고 한시간 집까지 퇴근하고, 저녁밥 준비하고, 아가 저녁밥 먹이고, 아가 씻기고, 나도 씻고, 아가 자러 들어가면 설거지 하고, 청소 하고, 하루를 이렇게 날리기 싫어서 폰보면서 얼굴이랑 다리 맛사지나  하다보면 11. 가끔 애기 자러 들어간  업무라도   하다보면 시간이 1 2  이런다. 그럼 자야된다.  그러면 반복될 내일이 너무 힘들어서 버틸수없거든


힘들  알았지만, 각오도 했지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나는 갈려나가고 있는데 업무 효율도 바닥을 찍는다. 남들은 24시간  아무 때나 처리할  있는 일인데 나는 아가가 잠든 , 혹은 아가를 누군가에게 맡긴 후에만 해결할  있으니 시간 활용성의 범위가 다르다.  없던 시절 대비 능력은 1/2밖에  되는  같다. 팀에 도움이  되는 멤버라는 자괴감이 매달 든다.그렇다고 좋은 엄마도 아니고 그러니까 워킹맘들이 그만두는 거겠지.


근데  마감 마치고 나면 너무 뿌듯해이번 달도 8 자를 써냈지만 내가 채운 글과 사진으로 가득한 지면을 돌아보고 있으면 이루 말할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성취감, 뿌듯함, 자신감, 자기효능감 등등. 거기에 더해 인터뷰이나 필자들의 긍정적 피드백이 후기처럼 전달되면  맞은 것처럼 도파민이 전신을  돈다. 그러니까 맨날 수명을 갉아먹으면서도  뽕을 맞고 싶어서 참고 사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힘들지만 아가의 웃는 얼굴, 나에게 달려와서 안아주고 춤추는 아가의 뒤뚱뒤뚱 팔다리, 어른 숟가락으로 푹푹  퍼먹는 야무진 , 나를  닮은 동그란 , 발음  되면서  말을 따라서 뭐라뭐라 떠드는 목소리까지 사랑스럽지 않은  없어서 보다보면 행복해서 눈물난다. 피곤해 죽을  같은 아침에도 지쳐서 당장 쓰러질  같은 퇴근 후에도 버틸  있게 해주는  아가의 미소다. 뇌에서 나온 행복 물질이 쫘르륵  몸을 돌아 손끝까지 행복이 느껴진다. 그걸로 이겨내는 하루하루다.


써놓고 보니 또 약간의 현타포인트가 있다. 인생을 왜케 마약중독자처럼 살아야 하나…? 마감  결과물 그리고 아가의 미소라는 뽕을 맞기 위해 금단현상으로 가득찬 일상을 비루하게 버텨내는게이게 인생인가?

맞다.  갈아가며  맞고 버티는 그게 삶이다. 쇼펜하우어는 원래 인생은 절대 즐거운  아니라고 했다.  나만 행복할수 없는거야!라고 탓할  아니라 그냥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걸 인정하고 커리어에서든 육아에서든 헬스장에서든 성취끝에 얻어낼  있는 뽕이나마 맞으면서 살건지 불만만 갖고 살건지 아니면 나처럼 뽕도 맞고 불평도 할건지는 개개인의 일 것이다. 일단 뽕이라도 맞게 하루하루 방전되더라도 열심히 살자고. 쌓이면 뭐든 되겠지.

오늘의 내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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