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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ze 헬스케어 Jan 27. 2020

의대에서 IT 소모임을 만든 이유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초입에서

이 글은 모비헬스뉴스에 기고된 아티클을 부분적으로 인용하였습니다.


스탠포드 병원:
의사와 의대생들이 디지털 헬스케어와 데이터 기반 케어에 관심을 보이다




    스탠포드에서 발행한 2020 건강 트렌드 리포트에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있기에 공유합니다. 조사는 전미에서 2019년 9월부터 10월 사이 523명의 의사 (전문의?), 133명의 레지던트, 71명의 의대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해당 리포트는 향후 의료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디지털 기술들에 대해 의사, 레지던트, 의대생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설문이었는데요.


    답변을 한 사람들 중 전문의의 47%, 의대생의 73%은 데이터와 디지털 의료 혁신을 따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계학과 데이터 사이언스의 공부(44%)와 Population health management(36%)가 학생들 중에는 제일 많았고 유전체 카운슬링 (38%)나 인공지능 기술 (34%)가 의사들 중에는 가장 많았습니다.


    응답자들의 절반 가량이 웨어러블 기기들을 이용해 스스로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고, 모니터링 결과를 자기 건강과 관련된 결정에 반영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그렇지 않은 비율보다 높았습니다. 또한 건강 애플리케이션, 웨어러블, 그리고 유전체 분석 서비스가 임상적으로 어느 정도 의미 있다 답변한 비율도 78%, 79%, 63%가량으로 높았습니다.


    여기다 이들은 과거나 현재의 의료 교육이 장차 급변할 의료환경을 충분히 대비시키지 못하고 있다 말했습니다. 보다 정확히, 의대생들 중 23%가량은 현재 교육이 이러한 대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거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답했으며, 18% 정도만이 아주 도움이 된다 응답하였습니다. 해당 질문에 대한 전문의의 대답률은 44%와 19%로, 과거에 받았던 교육이 현 상황을 충분히 대비시키지 못했다 대답한 비율이 높았습니다.


    해당 리포트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며 끝맺습니다. 


“Medical training and education will need to be continuously modernized to keep pace with new practice trends. Leaders across health care, government, technology, and other groups will need to engage in constructive ways to tackle physician concerns, including practice burdens that lead to professional distress and disillusionment. While the issues are manifold, we believe that those with a stake in the future have both a strong incentive to act and the capacity to do so.”    

의학 교육과 수련과정은 계속해서 현대화되어야 하며 새로운 추세에 끊임없이 발을 맞추어야 한다. 의료계, 정부, 과학기술계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의료 실무에 따라오는 스트레스나 부담 등을 포함한 의료진들의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여야 한다. 어렵고 복잡한 일이지만, 우리는 미래를 맞이하는 세대가 이러한 협력을 이룰 동인과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믿는다.




의료란 팀 스포츠와도 같다.

    한창 의과대학 편입을 준비하던 시절 자주 보았던 비유입니다. 아직 학생이라 식견이 짧음에도 보면 볼수록 공감되는 말입니다. 한 명의 환자를 보는데 의료인들부터 연구자, 제약회사, 보험공단, 보건의료 정책 관계자, 그리고 환자 본인까지 매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의 협업이 이루어지니까요.


    팀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요? 여러 대답이 있겠지만, 팀에서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의과대학교에서 다양한 질병의 분자적 기전이나, 의료 정책과 체계에 대해서 공부하는 이유는 질병과 사회의 의료체계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질병을 연구하는 연구자나 보건의료 정책 입안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기술이 의료환경을 변화시키라는 말이 예측이 아니라 명백한 미래입니다. 이는 프로그래머, 웨어러블 기기 설계자, 앱 개발자들과 같은 사람들 역시 앞서 언급한 의료 팀의 일원이 되리라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새로 의료에 기여하게 될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의료인 대상으로도 기초적인 프로그래밍이나 인공지능 등 디지털 식자율(digital literacy)를 향상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쉬운 점은 학교의 커리큘럼을 개정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당연하지만 커리큘럼 개정은 행정적인 합의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고, 때문에 교육기관의 커리큘럼 수준에서 디지털 의료를 대비해주기를 바라는 일은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위 설문에 동참한 미국 의과대학교 학생들 중 학교에서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비한 교육이 부족하다 대답한 비율이 꽤 많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예상됩니다.    




의대에서 IT 소모임을 만든 이유


    앞으로 디지털 의료 시대를 살아가게 될 의대생 입장에서는 그럼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요? 독학은 편하지만 동기부여를 지속적으로 하기 어렵습니다. 안 그래도 바쁜 학업에 추가로 디지털 의료와 관련하여 공부를 하기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모임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모임을 만들 경우 경우 몇 가지 장점이 생깁니다. 1) 공부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즐길 수 있으며, 2) 개개인의 단발성 향상에 그치지 않고 향상이 지속 가능하며, 3) 스스로의 동기부여가 떨어져도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


    제가 주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의견과 지식을 나눌 수 있는 IT 소모임을 만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과연 지원자가 있을지부터, 일 년 동안 간단한 수업도 진행할 예정이니 커리큘럼도 만들어야 하는데 나 자신이 그럴 역량이 있는지, 괜히 바쁜 의과대학 일정에 사서 일정을 더 끼워 넣는 것은 아닌지.


    다행히 주변에서 많은 관심과 공감을 보여주어 어느덧 모임이라 불릴 수 있는 인원수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새 학기부터 본격적인 개시를 앞두고 있어 준비해야 할 내용이 많고 걱정도 앞섭니다. 아무리 준비해도 미흡한 부분이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원래 일이 대부분 완벽하게 보다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행되는 만큼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모임을 준비하고 진행하며 느낀 점이나 공유하고픈 점이 생기면 종종 이렇게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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