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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겜중진담 Sep 18. 2021

26살, 군입대하다 -3편

좋아하는것을 바라볼 때 어린아이와 어른의 태도 차이

어렸을때는 내가 하고싶은 일들에 즐겁고 설레는 감정을 갖고 임했다.


하지만 어른이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냥 살아지는대로 살고있다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러한 감정들에 무덤덤해지고있지않나라는 생각을한다.


'어렸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뭐가 다르지?'

 

8살~10대초반에는 진심으로 재밌어하고 좋아했던 것 들이 몇 가지 있다. 그 당시 검도라는것을 처음 TV에서 보게되었을때 정말 멋있어보였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들었다. 그 다음날 바로 부모님을 졸라서 춘천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검도학원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검도를 배우고 대련을 하면서 남과경쟁해서 이기는게 이렇게 재밌는것이라는것을 처음 경험해봤던것같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반응하고 대처할지에대해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많이돌려봤는데 그렇게 점점 실력이 성장하는거에대해서도 뿌듯함을 많이 느꼈었다.

프로게이머를 하기 전 기초 영감을 이때많이얻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내가 몰입했다는 것에 대해 확실하게 구분할수있는 방법이 있었다. 바로 시간이 빠르게가냐 늦게가냐였는데, 공부를 할 때는 시간이 진짜 안간다고 시간이 좀 빠르게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항상 했다. 하지만 검도를 할때면 즐거웠고 1시간이 10분처럼 빠르게 갔었다. 물론 지금도 재밌는것에 몰입하면시간이 빠르게 가긴한다. 하지만 큰 차이점은 과거와달리 재미없는 것을 하면서 멍을때려도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것이다. 공부를할때도 시간이제발느리게갔으면 한다는 생각이드는게 좀 무섭다는생각이든다.

(물론 지금은 군인이기 때문에 1년6개월이 빠르게 지나갔으면 하지만....)

30대 40대가되면 시간이어떤식으로 지나가버릴지상상이안간다..


검도뿐만아니라 크레이지아케이드, 스타크래프트, 던전앤파이터같이 여러게임들을 즐겨했었고

부모님이 항상 마우스를 숨겨놓을정도로 (물론 집안을 뒤져서 다 찾아냈지만) 잔소리도 많이 들어가면서 몰입해서 했던 기억이있다.


성인이 되어서 게임을 할 때는 좋아하고 재밌어서 한다는 느낌이 거의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게이머를 하기 전에는 그 일을 정말 좋아하고 하고싶었고 날 증명하고 싶다는생각이 들어서 즐겁게 했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루고 난 이후부터는 외적인동기 즉,상금에서오는 동기부여는 아예 사라졌고 내적인 동기 즉, 내가 성장함에서 얻는 동기도 거의 사라졌다.


막연히 잘하니까 직업으로 삼는 정도의 느낌만 받았고, 그렇게 흥미를 잃었다.


다른종류의 게임을해도 더이상 흥미를 느낄수없었다. 게임이라는 상황속에 집중하다보니까 시간은 잘갔지만 단순히 본연의 재미로한다는 느낌은 거의들지않았고, 그냥 시간을떼우고있는듯한 느낌에 현타가 오게되었다. 그렇게 게임자체를 거의 안하게되었다.


다른 게임들을 할 때,

음.. 재밌을것같긴한데?
근데 내가 이걸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데? 돈을 벌 수 있나?


이렇게 어떤 행동을 할 때 본연의 순수하게 재밌어서 하고싶다라는 관점보다는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계산적으로 접근하려고하는경우가많았다.  


어렸을때는 어떤 일을할 때 재밌겠네?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던게 많았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들을 하려했고 중독되듯이 몰입해서 설레고 즐겁게 했던 것들이 많았었다. 그렇게 인과 관계가 크게 없을 것 같은 일들이모여서 현재의 내가 되었다.


갑자기 애플의 스티브잡스예시가 생각 났다. 잡스가 아이폰을 만들거라는 목표를 세우고 타이포그래피를 배운게 아니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타이포그래피를 하다보니까 현재의 아이폰을 만들때 핵심이 된게 아니던가   


즐김에 있어 순수했던 어린시절의 모습을 다시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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