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tures Cone, 가능성의 형태를 시각화하다.
- Mager, B. (2008) Service Design. In Erlhoff, M. & Marshall,T. (eds.) Design Dictionary: Board of International Research in Design. Birkhäuser Basel.
디자인 씽킹을 통해 디자이너들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해왔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챌린지들은 때로 너무 어렵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으며 가끔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Zoë Prosser와 Santini Basra는 서비스 디자인 네트워크 블로그에 투고한 'Futures Thinking: A Mind-set, not a Method' 글에서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의 현재 행동패턴에만 주목을 할 것이 아니라 이 행동패턴이 미래의 외부 요인들로 인해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지 그리고 이로 인해 사람들에게는 어떤 니즈가 발생하게 될 것인가까지 고려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디자이너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문제에 대응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퓨처 씽킹(Future Thinking)을 통해 디자이너들은 앞으로 다가올 잠재적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디자인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미래의 잠재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Zoë와 Santini는 서비스 디자인 분야에서 '미래'라는 것은 시간상으로 우리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나갈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런던 대학원의 Global Design Futures 수업에서 튜터 Lara 역시 비슷한 내용을 언급하였습니다. 서비스 디자이너들은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 최대한 많은 잠재된 미래(Potential Future)를 탐색하고 그중에서 우리가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미래(Preferable Future)를 찾아 능동적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Shape Futures)한다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경험한 것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으로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해왔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즉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 부터 시작해야할까요?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기존에 우리가 해왔던 방식과는 조금 다릅니다.
과거와 현재 사이의 시간대는 직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는 역사라고 불리우는 하나의 시나리오만 존재합니다. 그리고 현재와 미래 사이의 시간대는 확장되는 콘(수많은 직선들이 모여서 만들어진)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현재와 미래 사이에 수많은 시나리오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미래의 서비스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예상되는 미래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것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합니다.
하지만,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 없이 미래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이번 브런치에서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리서치 툴 중에 하나인 The Future Cone(또는 The Cone of Possibilities)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Bland & Westlake (2013)
The Futures Cone은 서비스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접한 다이어그램 중에서 저에게 가장 흥미롭게 다가온 다이어그램이었습니다. 2030년도 이후 미래의 정부와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Global Design Futures 수업에서 이 다이어그램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해당 수업에서 진행되었는 프로젝트가 미래의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였던 만큼, 미래를 디자인할 때 사용되는 방법론과 툴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The Future Cone 이외에 The Futures wheel, Foresight Methodology(Voros 2000), Foresight Methodoloty(Popper 2008, p.45) 등 다양한 방법론과 툴을 접했지만, 그 당시 넷플릭스의 블랙 미러라는 드라마에 빠져 미래에 있을법한 다양한 시나리오들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는 퓨처콘 다이어그램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퓨처콘은 미래 시나리오들을 일어날 가능성이나 우리가 선호하는 미래인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카테고라이징 한다음 이를 시각화한 다이어그램입니다. 현재 그리고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예측한 미래들 사이에 대한 관계성을 살펴볼 수 있으며, 기획자들에게는 이를 좀 더 체계화된 방법으로 미래를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툴입니다.
퓨처콘은 Charles Taylor에 의해 1988년도에 처음 언급되었습니다. Taylor의 첫 언급 이후로 이 다이어그램은 Trevor Hancock, Clement Bezold 그리고 Joseph Voros(조셉 보로스)와 같은 미래학자들에 의해 단순화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 되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브런치에서는 Joseph Voros(조셉 보로스)가 기존의 퓨처콘보다 카테고리를 더 세분화하여 업데이트한 2017년도 버전의 퓨처콘을 알아보면서 어떤 내용의 툴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덧붙이자면 이 퓨처콘 다이어그램 역시 많은 디자이너들이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변형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에 검색을 해보면 비슷하지만 다른 수많은 퓨처콘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 하단의 설명은 그의 블로그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여 번역한 내용입니다: The Voroscope
조셉 보로스의 퓨처콘에서의 미래는 7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됩니다.
1. Potential Future: 잠재된 미래
현재의 시점을 기준으로 이 이후의 시간들은 모두 '잠재된 미래'로 분류됩니다. 이는 미래라는 것이 모호하기 때문이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으며, 절대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가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 Preposterous Future: 터무니없는 미래
어처구니없거나, 불가능하거나, 절대 일어나지 않을 미래가 이 카테고리로 분류됩니다. 이 카테고리의 옆 카테고리인 'Possible Future: 실현 가능성이 있는 미래'는 기존의 퓨처콘(조셉 보로스가 2000년에 제안한 퓨처콘)에서 제일 바깥쪽에 위치해있던 카테고리였습니다. 하지만 Possible Future의 영역이 퓨처콘 내에서 충분히 커 보이지 않았고, 몇몇의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다른 이들이 꽤 격렬하게 거부하는 모습들 보고 터무니없는 미래를 나타내는 영역을 다이어그램에 새롭게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이 카테고리는 James Dator의 "미래에 관해 쓸모 있는 모든 아이디어는 처음에 어처구니없게 들린다."라는 말과 Arthur C. Clarke의 "가능성의 한계를 찾는 유일한 방법은 가능성을 넘어 불가능성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라는 말로부터 생각해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터무니없는 미래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미래 사이의 경계는 'Clarke-Dator 경계' 또는 'Clarke-Dator 단절'로 불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미래를 넘어 터무니없는 미래로 사고를 확장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고의 확장은 다이어그램 내에서 빨간색 화살표로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3. Possible Future: 실현 가능성이 있는 미래
현재 우리가 미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어날 것 같은 미래를 의미합니다. (예시: 워프 항법)
4. Plausible Future: 그럴듯한 미래
물리학 법칙, 인과 관계, 인간의 상호작용과 같이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것들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아마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되는 미래를 의미합니다.
5. Probable Future: 일어남직한 미래
일반적으로 현재 트렌드를 바탕으로 추론된, 일어날 것 같은 미래를 의미합니다.
6. Preferable Future: 선호하는 미래
일어나야 한다거나 일어났으면 하고 소망하는 미래를 의미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것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미래가 있는데 지구온난화와 같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미래를 의미합니다.
7. Projected Future: 계획된 미래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되어온 것들로부터 알아낼 수 있는 기본적인 추론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장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미래입니다. 그렇기에 계획된 미래는 퓨처콘의 중심부에서 기준점으로서 자리하고있습니다. 또한, 이 미래는 일어 남직한 미래 중에서 가장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미래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위의 카테고리들을 완전히 분리된 영역로 간주하기보다는 가장 넓은 영역으로부터 가장 좁은 '계획된 미래'의 영역까지 겹겹이 중첩되어 가는 형태로 보는 것이 더 알맞습니다. 비유를 들어 쉽게 표현하자면 중심부가 가장 밝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1. Wildcards: 일어날 가능성이 낮지만, 발생한다면 큰 영향을 가져오는 사건들
위에서 언급한 미래들은 퓨처콘 내에서 면의 형태로 정의가 되어있지만, 점의 형태인 와일드 카드가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와일드 카드란 일어날 가능성이 낮지만, 발생하게 된다면 큰 영향을 가져오는 사건들을 의미합니다.(이는 때로 미니-시나리오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와일드 카드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사건을 의미하기에 '일어남직한 미래'의 바깥 영역에 있는 모든 미래 영역에 추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몇몇의 와일드 카드는 그럴듯하고, 실현 가능할 것 같기도 하며, 때로는 터무니 없을 수도 있고, 우리가 상상조차 못했거나, 꿈꿔보지도 못한 사건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와일드 카드는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데요, 이는 이 와일드 카드라고 불리울 수 있는 사건들이 '강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건들'을 주로 의미하고 이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이 될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 Impossible 불가능 영역이 없는 이유- Before project: Module 1/Lesson 3/Topic 2/Slide 13
퓨처콘에 불가능한 미래 영역이 없는 이유에 대해 조셉 보로스는 첫번째, 현재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믿을 수 없을 만한 일들이 미래에는 매우 일반적인 것들이나 그 이하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1000여년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증기기관, 차, 비행기, 컴퓨터와 같은 것들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 처럼, 이전 시대의 사람들이 가장 정교하다고 생각하는 기술들이 현재 뒤떨어진 기술이라고 생각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우리는 모두 기술의 진보에 대해 과대망상증이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의 과학자들이 우리가 자연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으나 그와 반대로 우리는 수세기간 기술과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연을 파괴해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이 툴을 활용하고 있을까요?
1. 미래 전략 비즈니스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 Prescient blogpost
일반적으로 많은 회사들이 '일어남직한 미래(퓨처콘의 맨중심부, 조셉 보로스의 퓨처콘 다이어그램에서 하늘색 영역)'의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세우고 이에 맞춰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벨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어남직한 미래'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이 외의 미래 시나리오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리스크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지 못해 회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게 된다거나, 전반적인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사업에 피해를 입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퓨처콘은 '일어남직한 미래'가 비즈니스 플랜에서 고려되어야만하는 수많은 미래중에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에 유용하게 작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방식이 현재 정의된 퓨처콘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각 시나리오 별로 문제를 정의-혁신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를 도출하여 검증한 뒤 그중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미래 시나리오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주는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프로젝트 시작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내기 위한 보조 도구로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 Zoë Prosser & Santini Basra, Service design network blogpost
몇몇의 케이스에서는 퓨처콘을 디자인 프로젝트 시작전 킥오프에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팀원들은 프로젝트 시작전에 퓨처콘을 활용하여 프로젝트가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를 생각해본다던가, 리서치 자료없이 단순히 상상력에 기반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산하며 프로젝트가 정해진 결과를 두고 진행되지 않게 사고를 확장하는 역할로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퓨처콘은 방법론이나 마인드셋으로서 사용이 되기 보다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보조하는 역할로서 사용됩니다.
현재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나가는 것에는 다양한 논의가 오가고 새로운 방법론이나 리서치 툴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비해 미래의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한 논의는 아직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사용방법에 대해서는 이정도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모든 변수를 고려한, 수많은 미래를 모두 그리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런 시나리오는 현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한(합리적으로 보이는)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활발하게 진행이 되지 않는 것도 이유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미래를 시작점으로 아이디에이션을 하게되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1) 창의적인 솔루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기업입장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 트렌드를 선도하며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히든카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도 합니다. 또한 미래를 시작점으로 아이디에이션을 하게되면 2)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방향으로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넷플릭스의 블랙미러가 우리에게 미래 기술의 진보가 가져온 부정적인 단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듯이,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기술의 알맞은 사용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하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 블랙미러 시나리오 작성에도 퓨처콘을 사용해볼 수 있겠네요!) 그렇기에 앞으로도 디자인 영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를 기준으로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 사례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를 상상하고 공유하는 것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방법중의 하나이고 혁신이 시작되는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 위의 내용에 잘못 해석되거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이나 62yuneuichoi@gmail.com로 이메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https://thevoroscope.com/2017/02/24/the-futures-cone-use-and-history/
https://www.service-design-network.org/community-knowledge/futures-thinking-a-mind-set-not-a-method
salinas, L. (2018). Global Design Futures.pdf
(강의에서 공유된 자료로 공유가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https://prescient2050.com/the-cone-of-plausibility-can-assist-your-strategic-planning-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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