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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이 아빠 Nov 04. 2023

DVD로 배워 경비행기까지 훔친 맨발의 도둑 십대 소년

다수의 자동차, 보트, 경비행기 절도와 무면허 비행 혐의로 재판

2010년 11월 18일, 미국의 워싱턴주 법정은 기상천외한 도둑질과 행적으로 관심을 불러온 십 대 소년범, 콜튼 해리스 무어의 재판이 열렸다. 그는 33개 항목의 절도, 불법무기 소유 및 신원 도용 건으로 2년여간 추적을 받아오다 체포된 상태였다. 그럼 많은 사람들로부터 심지어 영웅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맨발의 십대 도둑, 콜튼 해리스 무어에 대해 알아보자. 

맨발의 십대 도둑 콜튼 해리스


콜튼은 워싱턴주의 소도시 마운트 버논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마약 및 알코올 중독자로, 콜튼이 갓난아기였을 때 마약 문제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그의 엄마, 파멜라 퀄러 또한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다. 조그만 컨테이너 하우스에 살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웃들은 콜튼이 방임 및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콜튼의 가정을 담당했던 사회복지사의 기록에는  콜튼이 엄마로부터 정서적 보호나 사랑을 받지 못했다. 특히 그의 집의 냉장고를 열어보면, 달걀 몇 개와 곰팡이가 덮인 빵이나 상한 음식 일부가 전부였다. 그런 이유인지, 콜튼은 어려서부터 주변 이웃들의 집에서 음식을 훔쳐 먹고살았다.


콜튼은 학교에 들어가자, 많은 문제들을 일으키며 다녔다. 학교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았고, 친구들과 잦은 싸움을 하였다. 특히 자주 집에 들어가지 않고, 인근의 숲에서 살기 시작했다. 인근의 별장에 몰래 들어가 먹을 음식과 담요들을 훔치고, 며칠씩 숲에서 살다 오곤 했다. 그러다, 콜튼이 12살 때, 절도죄로 체포되었다. 그를 검사한 의사는 콜튼이 주의력 결핍 장애, 분노 조절 장애 및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성년자였던 콜튼에게는 10일간의 구류 또는 봉사활동의 처분이 내려졌다. 그렇게 절도는 콜튼에게 삶의 일부가 되었다. 이웃들은 콜튼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조금이라도 쓸모가 있는 것들은, 모두 훔친 물건일 것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https://youtu.be/aiM4AigHij4


중학교에 진학한 콜튼은 여러 문제로 전학과 무단결석을 일삼았고, 결국 학교를 중퇴하였다. 콜튼은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법을 계속 위반하며 절도를 일삼았다. 그러다 콜튼이 15살 때, 절도죄에 대한 재판에 참석하지 않자,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그는 바로 인근 시애틀 북부지역의 카마노섬으로 도주해서 숲 속에서 야영을 하기 시작했다. 가끔씩 숲에서 나와 인근의 별장에서 필요한 음식과 물품들을 훔쳤다. 또한 몰래 들어간 집의 컴퓨터를 통해 집주인 명의로 신용카드를 신청해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을 온라인 주문하기도 했다. 구매한 품목들로는 음식뿐만 아니라 호신용 곰스프레이와 경찰의 추적을 대비해 고성능의 야간투시경까지 구매하였다. 6개월의 도주 끝에 2007년 2월, 콜튼은 체포되었다. 그에게 23개 항목의 절도죄가 부과되었는데, 대부분은 가택침입 및 음식 등의 절도죄였다. 그는 검사와 합의하에 일부 혐의를 인정했고, 재판부는 콜튼에게 청소년 그린힐 학교 갱생시설에서 3년간의 구금 판결을 내렸다. 늘 가출해서 마음대로 활보하고 자연에서 노숙을 일삼던 콜튼은 갑갑한 갱생시설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2008년 4월 말, 콜튼은 잠겨있지 않은 창문을 통해 시설에서 탈출하였다. 법무부는 콜튼에게 중범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였다.

탈출한 콜튼은 차량을 훔쳐 다시 카마노섬으로 도주하였다. 그리고 또다시 빈집을 털며 식료품과 필요 물품들을 훔쳤다. 경찰은 이미 콜튼의 활동반경 및 범죄 패턴을 경험한 상태로 그를 검거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한 번은 도난차량을 타고 도피하던 콜튼을 잡을 뻔했는데, 그때 차 안의 디지털카메라에는 콜튼이 숨어 살던 숲에 누워서 찍은 셀카 여러 장이 확인되었다. 당시 17살의 콜튼은 이때 맨발로 자주 활보하고 다니며 도둑질을 하고 다녔는데, 그 이후로 별명인 맨발의 도둑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그의 나이와 특이한 행적 및 절도 사건들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러니하게도 콜튼에게 애정을 가지고,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2008년  11월 12일, 콜튼은 또다시 섬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에는 격납고에서 단발 엔진 경비행기인 세스나 182를 훔쳐 달아난 것이다. 콜튼은 정식으로 경비행기 비행 교육을 받지도 않았고, 당연히 면허도 없는 상태였다. 그전까지 비행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콜튼은 무사히 이륙해서 남쪽으로 480여 킬로미터를 혼자 비행해 야키마 인디언 보호구역에 불시착했다. 그러고는 경찰이 오기 전에 파손된 비행기에서 나와 종적을 감췄다. 나중에 콜튼에 따르면, 그는 경비행기 운전법이라는 DVD와 매뉴얼을 보았고, 또 항공 시뮬레이터 게임을 한 경험을 토대로 훔친 경비행기를 운전했다고 밝혔다. 콜튼은 이후 여러 대의 차량과 경비행기를 훔치며 워싱턴주 인근에서 도주를 계속하였다. 

콜튼은 이제 18살이 되었고, 많은 경험하에 보다 신중하고 세심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늘 경찰보다 몇 걸음 앞서 생각하고 행동했다. 2009년  여름이 지나 가을로 들어서는 9월에, 콜튼은 여러 섬들로 옮겨 다니며 경찰을 농락했다. 그러다, 산주안섬에서 시러스 에스알22 기종의 경비행기를 훔쳐 달아나 오카스섬 공항의 활주로에 착륙했다. 그리고는 보트를 훔쳐 캐나다 국경과 인접한 포인트 로버츠 지역으로 도주하였다. 콜튼은 캐나다 BC주로 넘어가 도주와 절도 범위를 넓혀가더니, 몇 주후 갑자기 아이다호주 북부의 보너스 페리 지역에 나타났다. 그는 처음 훔쳤던 같은 기종인 세스나 182 경비행기를 훔쳐, 서쪽으로 400여 킬로미터를 날아갔다. 그러나 연료 부족으로 인해, 그레나이트 폭포 인근 지역에 비상착륙 할 수밖에 없었다. 콜튼은 훔친 경비행기를 비행한 후 공항에 정상적으로 착륙 허가를 받고 내려올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인적이 드문 공터나 해안 등에 불시착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로 경찰이 나중에 도난당했던 비행기들을 발견했을 때, 불시착에 의해 비행기 기체에 많은 손상이 발견되었다. 이에 반해, 콜튼은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가 DVD와 게임을 보고 배운 비행술로 죽지 않고, 여러 번 비상 착륙까지 한 것은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한 비행교관은 콜튼에게 정식으로 비행훈련을 교육시켜 주고 싶다고 밝히며, 하지만 콜튼은 실제로는 교육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그의 비행 실력에 놀라워했다.

콜튼은 이후에도 계속하여 경비행기와 자동차 및 보트를 훔쳐가며 섬들을 돌며 도주를 계속하였다. 2010년 2월 10일, 그는 오카스섬의 한 편의점에 몰래 들어가, 천 달러가량의 현찰을 훔쳤다. 그러고는 분필로 바닥에다 자신을 상징하는 맨발 그림과 함께 “C-Ya” 즉, “See You”라는 경찰을 조롱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콜튼은 빈집에 들어가 뜨거운 목욕물을 받아놓고, 욕조에 몸을 담그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오기도 했다. 하루는, 콜튼이 동물병원 앞에 백 달러와 메모지를 남겨두었는데, 그 메모에는 “현찰이 조금 남아서… 동물들 치료하는 데 사용해 주세요. 워싱턴주 카마노섬의 콜튼 해리스 무어 (일명 맨발의 도둑)으로부터”라고 적혀 있었다.  

2010년 6월 말, 경찰과 FBI의 추적이 거세지자, 그는 근거지였던 워싱턴주를 떠나 동쪽으로 도피를 시작했다. 이후, 콜튼 절도를 하고 지나간 흔적들이 아이다호, 사우스 다코타, 네브래스카, 아이오와, 일리노이 및 바하마에 이르렀다. 그가 일주일간 차량과 경비행기를 통해 대륙을 횡단하고 종단하며 도주한 거리는 6,100여 킬로미터로 서울에서 LA보다 훨씬 더 먼 거리였다. 콜튼의 경비행기는 바하마의 그레이트 아바코섬에 비상 착륙을 하다 해변가에 충돌하며 비상착륙하였다. 7월 10일, 미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바하마 경찰은 스피드보트 도난 사건이 접수되자, 콜튼의 짓임을 인지하고, 그 지역을 봉쇄하고 포위망을 좁혀갔다. 결국, 콜튼은 위치가 노출되었고, 그는 저항 끝에 체포되었다. 바하마 정부는, 콜튼을 추방했고, 그는 워싱턴주로 이송되어, 33개 항목의 차량, 경비행기, 보트 및 총기 절도, 가택 칩입, 불법무기 소지, 무면허 비행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변호인은 콜튼이 성장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죄의 길로 빠지게 된 것이니 이를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하였다. 또한 콜튼은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판권을 20세기 센츄리 폭스 영화사에 1.2백만 달러에 판매하고, 이 금액을 형량 감량을 위해 자신이 훔친 비행기 및 보트 등에 대한 손해 배상에 전액 사용하였다. 콜튼이 어릴 적 살던 동네의 편의점 주인은 다른 아이들이 가게에서 담배나 술을 훔치는데 반해, 콜튼은 먹을 것만을 훔쳤다. 그 아이는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훔친 불쌍한 아이였다며 그의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워했다. 재판장은 콜튼에게 혐의보다 낮은 형량인 6년 6개월의 유기징역형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자라온 환경이 범죄의 면죄부는 될 수 없지만, 분명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콜튼이 정상적인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면, 콜튼의 삶은 분명히 달라졌을 텐데… 이제라도 콜튼이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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