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한 옛날에 심심한 아이들이 만들기 시작했다는 놀이.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살아 남고 있다는 놀이. 그것은 술래 놀이일 것이다(지극히 개인적 추론).
술래놀이는 머리카락까지 꽁꽁 숨긴 아이들을 찾아 헤메이던 술래찾기와 달음질 치는 동무를 쫓아 내달리던 술래잡기. 하지만 골목이 사라지고 내 몸 하나 감출 곳이 없는 요즘에는 술래찾기를 하는 아이들을 찾아 보기가 어렵다.
아직도 너른 운동장이 있는 학교에서는 술래잡기의 대명사 '경도(경찰과 도둑)'는 나름 선방하고 있는 인기품목중에 하나다. 변한 것이 있다면 그때 그 시절에 너도 나도 하겠다던 '경찰' 대신 요즘의 아이들은 너도 나도 '도둑'을 하겠다고 손을 든다는 사실 정도.
준비물이 초간단. 건강한 신체와 넉넉한 땅만 있으면 되고 규칙들 역시 대부분 단순한 술래잡기. 거기에 눈빛만 봐도 체포가 가능(술래찾기) 하거나 손끝만 스쳐도 잡을수 있기(술래잡기) 때문에 과도한 경쟁이나 과격한 접촉이 없으면서도 왕성한 신체활동이 가능하며 협업이 존재하는 술래놀이.
그중에서도 온달이가 가장 즐겨하는 술래잡기, 좀비술래.
좀비라는 대상물이 너무 혐오스럽다는 의견(백퍼 어른들 의견)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 대부분은 이미 좀비의 존재를 알고 있다. 그런 좀비의 흉내내기를 통해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만끽한다. 할로윈데이를 즐기는 아이들처럼 말이다.
땅의 크기는? 적당히요. 좀비술래는 규칙도 간단하고, 아이들은 미친 듯이 뛰놀고, 진행 시간은 짧기 때문에 몸풀기 놀이에 적당하다. 팁을 하나만 준다면 처음에 시작하는 최초 좀비의 오바스러움이 놀이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우선 사전에 활동 영역을 명확하게 지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그 영역을 벗어나는 아이들은 존재하고 분쟁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 그 영역을 벗어나면 자동술래(좀비) 되는데 두 손을 엉덩이에 대고 돌아다니는 ‘엉덩이 좀비’가 된다고 주지 시키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다. 이렇게 놀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연출되는 모습이 있다.
(울며불려 다가오는 아이) “선생님, 선생님. 저기 민성이요. 제가 잡았는데요. 자기는 좀비 아니래요. 계속 도망가요. 어떡해요?”
(시크한 온달) “한 번 더 잡어.”
(흥분해서 다가오는 아이) "선생님, 선생님. 또 잡았는데요. 그래도 사람인척 해요."
(역시나 시크한 온달) "한 번 더 잡어."
(격분해서 다가오는 아이들) "선생님, 선생님. 또또 잡았는데요. 민성이 좀비 아니래요. 계속 도망가요."
(두 눈을 반짝이는 온달) "고래~ 세 번이나 잡았는데도 고래~. 그럼 이제부터 쳐다도 보지마."
(어리둥절한 아이들) ......
(두 눈을 찡긋하는 온달) "아무도 안 잡으면 민성이가 재밌을까, 재미 없을까?"
(깨달음을 얻은 아이들) 오키~~. 다시금 놀이판으로 뛰어드는 아이들.
먼 발치의 민성이가 보인다. 아무도 쫓지 않는 순간 순간이 지난 어느 순간. 잠시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녀석은 슬그머니 좀비가 되어 있었다.
■ 놀이방법
① 최초에 한명(공간의 크기와 인원수에 따라 변동가능)의 술래(좀비)를 선정한다.
② 좀비와 사람이 구분이 가도록 놀이 시작 전에 좀비 흉내 내기를 해본다.
③ 최초 술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3회 외치고 그 사이 나머지는 도망간다.
④ 술래는 좀비처럼 괴성을 지르며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터치한다.
⑤ 좀비에게 터치를 당한 아이는 좀비가 되어 그 부분(좀비술래가 처음 터치한 신체부위)을 한손으로 감싼 채 다른 아이들을 잡으러 다닌다.
⑥ 모든 아이들이 좀비가 되면 끝나고. 맨 마지막 좀비가 술래가 되어 다시 시작.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