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최(우리 동네 최고를 찾아라) 첫날. 2014년 7월 29일.
드디어 그날이 밝아 왔다. 온달의 가슴에는 준비기간 동안의 설렘은 어디가고 걱정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룰루랄라다. 최강유랑단의 이동 방법은 읍면사무소까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해당 읍면의 우동최까지는 도보 및 히치 하이킹을 하기로 결정했다.
응봉면사무소 도착. 오전 10시 40분.
출발은 순조로웠다. 신경호 면장님을 뵐 수 있었고 면장님이 꼽은 응봉면 우동최 역시 최강유랑단이 뽑은 후보지와 일치 하였다. 그곳은 바로 지석리 고인돌. 순조로운 일상은 딱 거기까지였다.
면사무소를 나온 그들은 한 여름의 태양을 직면하게 되었다. 길눈이 어두운 온달은 헤매기 시작했고 얼마 걷지 않아 아이들의 볼멘 소리가 시작 되었다.
“아직 멀었어 아빠?”
지석리 고인돌. 그곳의 행방을 물어 보려 해도 물어볼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 벌겋게 달아 올라 뾰로통해진 얼굴로 앞서 걷는 씩씩 민경이. 연신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온달과 그 뒤에서 정신줄을 놓은 듯 무표정하게 따라오는 싹싹 대현이. ‘거기 누구 없소’를 연신 되뇌이던 온달 앞에 한 분이 나타났다. 오토바이를 타고 서서히 다가오시는 그 분. 헤벌쭉 미소 짓는 온달과 달리 그분의 표정은 격앙되어 있었다. 갈 길을 물으려는 온달을 외면한 채 그분은 대뜸 씩씩이에게 물으셨다.
“아가, 이 아저씨 누구냐?”
힘겹게 입을 떼는 씩씩이.
“우리 아빤데요”
“아빠? 이보슈, 내가 아까부터 저 짝서 계속 쳐다 봤는디. 시방 뭐 하는규? 이 뜨건날 애들 데리구 머하는 거냐구?”
다분히 시비조다. 그분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지만 끝내 그분은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리를 뜨지 못한다.
“어르신. 지석리 고인돌 찾아 가려면 어디로 가야되죠?”
“뭐여? 지석리 고인돌? 거긴 또 머 볼거 있다구 갈라구랴.”
측은지심의 표정으로 한참이나 아이들을 바라보시던 그분은 지석리 고인돌이 있다는 마을길을 가르쳐 주신 후 자리를 뜨셨다.
한참이나 걷고 걸어 한 마을에 들어선 최강유랑단. 없다. 사람이 없다. 이집 저집을 기웃거리던 온달은 문이 열려져 있던 한 집을 찾아 들어선다.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로 그들을 맞아 주시는 할머니. 그분께 지석리 고인돌을 물어보자.
“아 이 더운디 거긴 왜갈라 구류? 글구 지금은 거기 풀이 사람 키만큼은 자랐것네. 가기 어려울틴디”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씩씩 민경이의 목소리. “아빠, 배고파”
역시나 측은지심의 표정으로 한참이나 아이들을 바라보시는 할머니.
할머니의 친절한 설명을 뒤로 하고 최강유랑단, 그들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파란 들녘의 논둑길을 걷던 그들의 뒤에서 들려 오는 소리.
“야야~~. 야들아 거기 서봐. 여기유 애기 아빠~”
조금 전 친절하게 길을 일러 주시던 할머니가 저편에서 달려오신다.
“아이구, 애들이 배가 고푸다는디 줄 것두 없구. 냉장고 뒤져본게 요거 밖이는 읎네 그려. 요거라도 좀 드슈. 근디 애들이 좋아할랑가 모르것네”
할머니가 건네준 하얀 비닐봉투. 그곳에는 곶감 몇 개가 들려 있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다시 갈길을 재촉하는 그들과 달리 할머니는 역시나 측은지심의 눈빛으로 한참이나 자리를 뜨지 못하신다.
그늘에 앉아 곶감을 까먹는 최강유랑단.
“아빠, 곶감 맛있다. 근데 지석리 고인돌 아직 멀었어?”
글쎄다. 12개 읍면 중에 아직 한 곳도 해결 못했으니. 우동최, 끝낼수는 있을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