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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달 Nov 10. 2023

인증의 굴레

온달의 글쓰기 변천사


“나오는 중이니 잡아 당기지 마세요.“     


셀프주유기의 입술 사이로 영수증이 미어져 나오고 있다. 그 모습을 뒤에둔 채 차에 오르는 온달. ”영수증은?“ 맨손의 온달이를 채근하는 평강. ”제가 잡아 당지지 말래잖어.“ 퉁명스런 온달의 말(대꾸)에 잠시 응시만 하는 평강. ”또 그런다. 전번에도 말했지. 나오는 중이니 잡아 당기지 말라는 거지. 다 나오면 잡아 당기얄거 아니야.“ 평강의 양미간 쌍심지가 곧추선다. 

”당장 가서 갔구와. 차계부 써야 돼. 오빤 작가잖아. 그런 문해력으로 책 쓰겠어?“     


나는 작가다. 2021년 브런치 작가 타이틀를 거머쥔 나는 그 이듬해인 2022년 브런치 북을 발간하였다. 그렇게 나의 글쓰기에 대한 욕망과 소원을 모두 이루게 한 곳이 브런치다. 그러나 거기까지. 그 이후 작가로서 내게 더한 일은 없었고 내 일상에도 그로 인해 더해진 일도 없었다.

      

2021년의 브런치 작가는 4전5기라는 눈물겨운 과정에 의한 피치못할 결과였다. 그 이듬해인 브런치 북 발간은 매 년 있어 오던 브런치 북 공모전을 코앞에 두고 번개콩처럼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마저도 전해에 브런치 작가 등정을 위해 몇 번이고 쥐어짜고 조물락 거렸던 글들을 그대로 묶어 만든 조합체였다. 물론 그로 인한 공모전의 결과에 있어서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내 브런치스토리는 더 이상의 구독자를 품을수 없었고 더한 댓글도, 더한 째진 심장(라이킷)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머릿속 글감들은 셀프주유기의 영수증처럼 여전히 밀려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영수증이 멈추기도 전에 뒤돌아서는 이전 날처럼 생각은 하고 말 뿐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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