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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융 Aug 17. 2023

나의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 퍼스널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 어떻게 하셨어요?

브런치 매거진 <지금 자유롭게 일한다는 것>에서 현재 쓰고 있는 책의 일부 초고를 우선 공개합니다 :) 순서와 내용은 추후 변경될 수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2015년부터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썼습니다. '스타트업 마케터의 일기'라는 매거진을 만들어 직접 겪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자 시의성에 맞는 글이 많았는지 글 한 편이 몇 천 번씩 공유가 되는 경험을 했어요. 구독자가 1만 명을 넘어가며 '스타트업 마케터'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쯤부터 이런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 어떻게 하셨어요?


처음 이 질문을 들었던 건 2018년쯤으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이 질문이 당황스러웠어요. 퍼스널 브랜딩을 의도하면서 뭔가를 한 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비슷한 질문을 계속 받게 되며 역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사람들이 내게 이 질문을 하는 이유가 뭘까?


'퍼스널 브랜딩'이 트렌드가 되며, 이제는 조금 더 영리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브랜딩해 원하는 환경에 빠르게 닿는 방법들이 생겼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관련 강연도 만들어 이야기를 나눠왔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의도적인 퍼스널 브랜딩과 방법론적인 이야기가 공식화되는 것을 보면서 걱정되는 면도 있었습니다. 표준화된 콘텐츠의 형태로 과열된 시장을 보면서 중요한 알맹이를 놓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브랜딩은 단순히 무언가를 팔기 위한 활동은 아닙니다. 브랜딩의 핵심이 자기다움인데, 안으로 들어가 보는 과정이나 고민 없이 비슷한 내용의 콘텐츠가 저작권 의식 없이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양산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퍼스널 브랜딩' 단어를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대하게 되는 이유는 모든 일에 있어서 단지 나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 최우선시되지는 않았으면 하기 때문이에요. 더 유명해지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어느 시점에 다다랐을 때는 한계가 생깁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숫자를 늘리기 위한 목표로만 일을 진행하다 보면 쉽게 지칠 수도 있고요, 어느 시점에 다다랐을 때 진짜로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정말 더 길게 봤을 때, 더 큰 부, 성공, 명예를 목표로 잡으면 아무리 어떤 일을 이뤘어도 더 높은 곳을 향해 자꾸만 현재의 나를 어딘가와 비교하게 되고, 스스로를 몰아붙이게 되기가 쉬운 것 같아요. 1만 명을 달성한 후에는 10만 명, 그다음에는 100만 명. 그다음에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모든 사람이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에 무조건 안주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부, 성공, 명예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최우선시하며 움직이고 성장할 때 오히려 이 세 가지가 자연스레 따라오기도 합니다. 사이먼 사이넥은 <인피니트 게임>에서 "한 번의 1등으로 그치는 유한게임이 아닌 무한게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무한게임에서는 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긴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요. 한 번 1등을 했다고 사업과 인생이 끝나지 않는 것처럼, 다음 스텝을 넘어 그 이후까지도 바라볼 줄 아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생각해 본다면 성공도 실패도 언젠가 지나갈 뿐인 하나의 시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퍼스널 브랜딩을 원하기 전에 조금 더디더라도 계속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지 생각해 보길 권유합니다. 해보고 싶었던 일을 직접 해보고 원하는 바를 이뤄 작은 성공의 경험을 해보면, 도전을 위한 자신감과 확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설령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를 통해 축적된 경험 자체가 나만의 자산으로 남아요. 직접 해본 사람과 해보지 않은 사람은 다음 도전을 진행하는 속도와 태도, 모든 면에서 차이를 만듭니다. 


최고를 목표로 삼으면 내려오는 길이 두렵겠지만, 외부에서 평가하는 등수가 아니라 기준을 내면에 두고 있다면 훨씬 더 길고 즐겁게 일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성공도 실패도 영원하지 않고 모두 흘러가버리니 원하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 자체를 즐기는 것. 외부의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들의 비밀은 어디론가 향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진짜 브랜딩의 의미 

퍼스널 브랜딩을 논하기 이전에 브랜딩의 의미를 짚고 가고 싶어요. 


제가 거의 10년째 쓰고 있는 이 그림... 마케팅, 광고, PR, 브랜딩의 차이입니다

마케팅은 "나는 좋은 사람이에요" 하고 메시지를 정하고 전달하는 것이라면, 광고는 "나는 좋은 사람이에요. 나는 좋은 사람이에요" 하고 반복해서 그 메시지를 전합니다. PR은 믿을만한 제삼자가 "그는 좋은 사람이에요"하고 대신 이야기해 주는 것이라면, 브랜딩은 내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아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하고 상대가 이미 나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에요.


마케팅은 소통, 브랜딩은 관계입니다. 브랜딩은 있어 보이게 과장하거나 이미지를 멋있게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없는 내용을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발견해 소통하고, 꾸준히 관계를 맺으며 브랜드가 혹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인지 상대가 자연스럽게 알게 하는 것입니다.


'나이키'라고 하면 스우시(swoosh) 로고와 슬로건 'Just do it'이 바로 떠오릅니다. '정혜윤'이라고 했을 때 저를 아는 누군가는 몇 가지 정보와 키워드를 떠올리겠죠? 이 인식의 속도를 짧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브랜딩입니다. 슬로건이나 상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어떻게 경험하고 느끼는지가 중요해요. 브랜드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와 가치가 직원들에게도 내재화되어 있고, 외부의 다양한 접점에도 반영되어 브랜드가 하는 말과 행동에 차이가 없을 때,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을 통해 느낄 때,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느낍니다. 가장 강력한 브랜딩은 마음을 울리는 형태로 다가옵니다.


SNS에 익숙하고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는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브랜드 전문가입니다. 정보를 만들고 전하는 주체가 소비자로 옮겨왔고, 브랜드가 하는 말과 행동이 다르면 한 사람의 경험일지라도 소셜미디어를 타고 금세 퍼집니다. 긍정적인 이슈도, 부정적인 이슈도요. 제품의 기능만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의미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광고나 신문 기사만을 보고 판단하지 않고, 브랜드의 본질을 궁금해합니다.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가 곧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더 세심하게 브랜딩을 살핍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브랜딩에 있어서도 투명성과 진정성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래가고 잘 되는 브랜드는 기업 철학이 명확하고 윤리적입니다. 진정성을 가진 브랜드는 소비자를 넘어선 팬들이 생기고, 그 관계가 모든 일에 있어 제일 큰 강점이 됩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브랜드의 지속성과 진정성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입니다. 위의 이야기는 사람이 브랜드가 되는 퍼스널 브랜딩에도 전부 해당됩니다.



퍼스널 브랜딩, 그럼에도 중요한 이유

과열된 시장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퍼스널 브랜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퍼스널 브랜딩이 한 번의 유행을 넘어 꾸준히 조명받게 된 것은 시대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퍼스널 브랜딩은 개인에게 많은 기회를 선물해 줍니다. 현재 회사를 다니던 다니지 않던 관계없이요. 


1) 다양한 기회가 열린다 

저의 첫 덕업일치의 경험은 에이전시를 다닐 때 매년 찾아가던 페스티벌의 소셜 마케팅을 맡게 된 것이어요. 스무 살부터 음악을 즐기는 순간들이 좋아서 매주 홍대 공연을 보러 가고, 국내외 페스티벌을 찾아다녔습니다. 결과를 바라고 한 일이 전혀 아니었어요. 좋아하는 음악가의 무대 앞에서 함께 춤추고 노래 부르는 그 시간들이 너무 행복하고 재밌어서 찾아간 것이었는데요, 놀랍게도 그 시간이 축적되자 좋아하는 마음이 업으로 연결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매주 공연장을 찾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에서 음악을 제일 좋아하는 아이"로 알려져 있었고, 회사에 페스티벌 일이 들어오자 제가 불려 갔습니다. 그때는 외부에 페스티벌 라인업이 공개되기 전에 관계자로서 제가 먼저 알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이고 설렘이었습니다. 물론, 그 마음은 페스티벌 마케팅을 하는 현재도 여전합니다.


그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음악을 좋아한다고 알려진 덕분에 여러 기회를 만나게 되었어요. 저에게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주신 분들은 일터에서 만난 분들도 많지만, 음악과 함께 놀면서 친해진 분들이 많습니다. 음악 바에서 만나서 친해지거나 라이브 클럽에서 춤을 추며 만났다가 알게 된 사람들이 신기하게도 제게 일을 주는 경우가 생겼어요. 저에게 첫 오퍼를 주었던 분은 재미있게도 저와 홍대에서 우쿨렐레를 함께 배운 사이예요. 캐주얼한 환경에서 만나 친한 언니 동생 사이가 되었지만, 알고 보니 다양한 IT회사에서 저보다 10년은 더 많은 경력을 가진 업계 선배였습니다. 오퍼를 수락해 회사를 옮긴 후 함께 일한 지 네 달 정도 된 시점에 왜 같이 일해본 적도 없는 나에게 제안을 주었냐고 물어보았을 때, 그분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음악 좋아하는 애 중에 마케팅하는 애 하니까 네가 떠올랐어.” 


여기에 퍼스널 브랜딩의 힌트가 있습니다. 내가 의도하거나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 나를 '음악 좋아하는 애 중에 마케팅하는 애'라고 알고 있어서 생긴 기회. 당시 제가 들어가게 된 회사는 이제 막 생긴 스타트업으로 음악, 공연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될 곳이었습니다. 업계의 다양한 아티스트를 알고 있고, 팬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알면 도움이 되는 곳이었어요. 


우리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보는 매체가 달라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세분화된 시장과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회사에서 끌어오고 싶은 타깃의 취향과 성향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메리트가 됩니다. 누군가는 검색과 리서치를 통해 시간을 들여 찾아봐야만 하는 정보를 곧장 꺼낼 수 있게 되고, 이게 나의 강점이 됩니다. 좋아해서 파고들고 경험해 본 일들이 내 안에 데이터로 쌓여있는 것이죠. 


이처럼 좋아하는 것을 열렬히 좋아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주변에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지가 퍼스널 브랜딩의 커다란 힌트가 될 수 있어요. 여러분은 주변에 어떤 사람으로 알려져 있나요? 주위에 티가 날 정도로 좋아하는 것이 있나요? 내가 붙잡고 싶은 키워드가 있다면, 여기서부터 출발해 보세요. 나조차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의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첫 오퍼 이후로는 좋아해서 한 일이 업으로 연결되는 경험이 지속적으로 찾아왔습니다. 회사에서 네트워크가 늘어나고 경험이 쌓일수록, 저의 경험을 브런치에 꾸준히 공유하며 콘텐츠를 올릴수록 저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출근하는 삶에서 독립하기 전까지 다닌 마지막 회사,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도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 스타트업 마케터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찾아온 기회입니다. 스페이스오디티 김홍기 대표(벡)와는 이전에 파트너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요,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은 브런치에 음악과 관련된 경험을 나누면서부터예요. 마케팅 관점으로 풀어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과 버닝맨 이야기를 재밌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어떤 콘텐츠는 누군가와의 인연을 맺는 문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 여기서 한 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꼭 좋아하는 일이 업으로 연결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이에요.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그 일에 몰입하는 시간 자체가 즐겁잖아요. 요즘에는 꼭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어야한다는 인식도 생긴 것 같은데요, 좋아하는 일은 그 시간 자체로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가볍게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세요. 특히 지금 돈을 벌고 있다면, 돈 벌어오라는 짐을 주지 않고 나의 자유 시간에 좋아하는 일을 자체로 즐기는 것도 크고 소중한 자유입니다 :)  


2) 독립적인 힘이 생긴다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독립적인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개인이 하나의 브랜드이자 미디어, 플랫폼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어요. 팔로워, 구독자, 팬이 생기면 나와 비슷한 가치를 가진 사람들에게 내가 조명하고 싶은 메시지와 가치를 더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관계가 끈끈해질수록 꼭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도 개인으로서도 홀로 설 수 있는 독립적인 힘이 생깁니다. 온라인 노출에 파워가 생기고, 개인으로서의 신뢰감이 생기며 다양한 파트너, 브랜드와의 협업이 가능해져요.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영향을 주는 사람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팔로워가 늘어나고, 나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의 무게가 따르는 일이기도 하지만,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 보일 때, 누군가의 다움을 향한 여정에 용기를 북돋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느낄 때, 숫자로는 표현되지 않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우리는 누구나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레퍼런스이기에, 단순히 알려지기 위한 목적으로써의 퍼스널 브랜딩이 아니라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공고히 하며 그 마음을 나누기 위한 수단으로써 퍼스널 브랜딩을 대하면 좋겠습니다. 돈과 마찬가지로 퍼스널 브랜딩도 결과나 목적 자체가 아닌, 진짜 내가 원하는 더 커다란 대의명분을 위한 수단이 될 때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나의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

직장인이 일반인을 일컫는 것처럼 된 것은 채 100년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회사보다 자영업이 많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자영업을 하는 것이 되려 당연하게 여겨졌을 거예요. 지금은 학교를 나와 회사에 들어가는 루트가 보편적으로 여겨지듯, 언젠가는 새로운 표준이 등장할 수도 있겠죠? 이미 유튜버와 틱톡커를 꿈꾸고, 음악이든 영상이든 휴대폰 하나로 무엇이든 만드는 사람들이 '뉴노멀'로 여겨지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퍼스널 브랜딩부터 탈중앙화와 블록체인까지 전부 하나의 커다란 흐름 안에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국경의 경계와 정보의 벽이 희미해지며 세상은 권위와 파워가 한 곳에 뭉쳐있던 형태를 벗어나 개개인에게 힘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요. 그래도 질서를 잡아줄 수 있는 수직적인 시스템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전보다는 훨씬 더 개개인의 자기다움이 존중받고 지켜질 수 있는 수평적인 방향으로 세상은 진화하고 있어요. 이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의 강연과 글을 통해 꾸준히 전하고 있는 메시지는 일관적입니다. 저는 원한다면 누구나 아티스트인 시대로 가고 있다고 믿어요. 음악을 하고 디자인을 하는 예술, 문화 분야의 아티스트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마케팅 구루인 세스 고딘이 정의하는 아티스트에 가깝습니다. 


아티스트는 선택받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하는 독립적인 사람을 가리킨다.


우리는 우리 인생의 각본가이자 감독가이자 주인공이에요. 우리 내면에는 나만의 것을 만들고 세상에 선보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그러니 퍼스널 브랜딩도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길 권유합니다. 아티스트는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이니까요.


내가 내 삶의 예술가가 된다면?

내가 브랜드가 된다면?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퍼스널 브랜딩도 좋지만 좀 더 본격적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시작할 거라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시다. 답이 바로 찾아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란 한편 평생 걸리는 작업 같거든요. 다만 나답지 않은 방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 이기면 끝나버리는 목적을 세우는 대신, 어떤 과정 속에도 지켜내고 싶은 나의 태도와 기준을 생각해 보는 것은 흔들릴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큰 힘이 되더라고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은가. 
누가 멋있는가. 닮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나는 이 일이 왜 하고 싶은가.


브랜딩을 공부하고 경험할수록 다양한 모양의 자기다움과 마주칩니다. 벌써 10년 넘게 브랜드 마케터로서 일하면서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겠구나,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제게 브랜딩이란 결국 스토리텔링이고 누군가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일을 스스로에게 시켜주는 것. 그 다양한 다움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저는 종종 생각지 못한 감동을 받습니다. 


모두에게는 자기만의 고유성과 독창성이 존재합니다. 이 고유함은 꼭 튀는 뭔가가 아닐 수도 있어요. 강렬한 원색, 잔잔하고 은은한 색, 섞여 있는 색. 내가 지닌 색을 포용하며 나의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 퍼스널 브랜딩이란 이 과정 속에 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키워드 정리하기 TIP!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어요.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미리 고민해 보면 좋은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a. 키워드 문장으로 합치기 

내가 가져오고 싶은 키워드들을 쭈욱 적어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적어봅니다. 그리고 가장 가져오고 싶은 키워드를 3개~5개씩 선정해 보세요. 그다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합쳐 문장으로 만들어봅니다.


"아날로그한 취향을 가진 마케터"

"독립마케터의 일기"


저는 제 자신을 꾸준하게 소개하거나 콘텐츠 시리즈의 이름을 지을 때 이 방식으로 진행한 것이 많아요. 나를 모르는 사람이 처음 들어와도 나를 기억하기 좋게 만들어보세요!


b. 이름 만들기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줘도 좋아요. 저는 저의 집이자 공간을 제 별명인 융과 아지트를 합쳐 "융지트"라고 부르고 있어요. 저부터 꾸준하게 이 이름을 쓰다 보니 주변에서도 알아서 '융지트'라고 불러주더라고요. 이 역시 브랜딩의 시작이 됩니다 :) 


c. 세부적인 타깃을 구체적으로 도와주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비밀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이 문장을 채워보세요. 


나는 OOO을 OOO 하게 도울 수 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게 곧 가치를 생성하는 일입니다. 나의 능력을 활용해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고민해 보세요. 뾰족하고 구체적인 타깃과 일일수록 오히려 더 강력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그냥 퍼스널 트레이너가 아니라 베지테리안과 비건을 위해 "채식 식단으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해 주는 퍼스널 트레이너"라고 했을 때, 다른 퍼스널 트레이너들과는 단숨에 차별화됩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채워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주체적으로 일하며 원하는 인생을 만들어나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나를 브랜딩 하며 독립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다능인에게 위로와 응원을 주고, 일과 삶에 도움 되는 팁을 알려주는 커뮤니티


지금의 저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모든 일이 위 문장의 범주에 있습니다. 하나의 명사 형태로 무엇이 되고 싶다고 꿈을 꾸기보다는 동사의 형태로 더 유연하게 꿈을 꾸고 상상을 현실로 하나씩 만들어갑니다.


위의 이야기가 원하는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는 또 다음 주에 새로운 글로 인사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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