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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Party Aug 20. 2022

“Life fantasy”

보성군립백민미술관 이명숙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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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립백민미술관 이명숙 초대전_ “Life fantasy”


○ 전시명 : “Life fantasy”

○ 작  가 : 이명숙

○ 장  소 : 보성군립백민미술관 기획전시실(2F)

○ 전시일정 : 2022년 8월 5(금) ~ 8월 28(일)

○ 전시오픈 : 2022년 8월 5(금) 오후 4시

○ 기   획 : 윤 익(객원 큐레이터) 


이명숙, Life Fantasy, 캔버스에 아크릴, 160cm x 2700cm, 가변형 설치, 2022년




○ 무더운 여름, 도시를 떠나 교외로 나가면 신록이 우거진 아름다운 보성에서 이명숙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보성군립백민미술관의 초대전으로 작가의 “Life fantasy” 연작 시리즈작품 중 대형의 회화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예술적 역량이 뛰어난 중견작가 1인을 선정하여 그의 예술적 실험을 지원하는 이번 행사를 통하여, 작가는 35미터의 전시공간에 27미터의 초대형 회화작품을 설치하였습니다. 부드러운 자연광과 고요하게 드리워진 대형의 회화작품은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안겨줍니다.


○ 생명의 형상을 통하여 우리의 삶에 본질적 질문을 제안하는 그녀의 작품은 복잡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화적 감성의 순수한 자아를 만나보는 일상의 변화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현대미술의 흐름과 미학적 가치를 경험해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영원한 생명의 존재성을 그녀만의 아름다운 조형언어로 표현하는 이명숙 작가의 “Life fantasy” 展은 8월 5일 금요일부터 8월 28일 일요일까지 진행됩니다.


전시뷰_ 보성군립옥과미술관




전시서문


보성군립백민미술관 이명숙 초대전


“Life Fantasy_ 영원히 생성하는 삶의 환희”


윤 익 / 미술문화기획자, 조형예술학 박사


우리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는 대상의 외형을 그리고 기억에 남는 여러 상황을 화면에 담아낸다. 때로 그림은 마음속에 있는 감정을 묘사하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세상을 표현한다. 회화는 시각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자유롭지만,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작품을 제작하는 미술인으로서도 그러하며 때로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에게도 동일하다. 모든 작품이 사랑받을 수 없으며 공감되거나 감성에 다가오지 않을 수 있지만 저마다의 작품에는 고유한 제작의 목적성이 존재한다. 미술사를 통해 위대한 예술가들은 시대와 문명의 한계성을 초월하는 자신들의 사상과 철학을 작품이라는 그릇에 담아내었다. 그들의 이러한 작품들은 우리에게 인식의 다른 지평을 여는 계기를 전한다.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이명숙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자신만의 철학적 의문을 회화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이는 생명에 관한 근원적 물음을 그녀만의 조형적 언어를 통하여 평면 회화에 옮겨내는 진중한 작업으로 현재 진행형이다.


프랑스 사상가 모리스 리즐링은 “결국 인생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라고 독백한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주체적이지만 동시에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종속되어 앞으로 나아가는 삶의 여정에는 온갖 시련이 존재한다. 모난 바위가 굴러서 둥그런 돌이 되듯 유한하고 나약한 생명은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자신의 존재성을 성찰해야 한다. 이러한 연유로 작가는 자신의 삶과 생명을 관조하며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은유하는 회화작품에 몰입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상황에서 계획하던 대작 시리즈를 더는 미루지 않고 실행하는 노력으로 그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보성군립백민미술관에 전시된 이번 작품은 9미터 길이의 작품 3점으로 분리 제작되어 있으며 전시에는 하나의 온전한 작품으로 설치되는 대형작품이다. 작가는 작품을 구상하며 끊임없이 생성되는 생명의 존재를 떠올리며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개체로써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유한하나 그 삶의 공간은 무한히 생성되며 끊임없이 진행되는 우주의 섭리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명숙 작가


전시공간에 자리한 대형의 회화작품이 그 몸체를 드리우고 관람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관람자들은 작품의 측면으로 다가서서 차분하게 오방색으로 이루어진 색조와 선들의 이미지를 감상한다. 화면의 배경은 회색빛이며 우주의 공간을 상징하듯 흩뿌려진 색채의 점들이 다양한 크기의 파편으로 작품의 유기적 공간에서 머물고 있다. 이러한 배경의 공간은 붉은 색조의 공간이거나 푸른 색조의 공간, 혹은 노란 색조의 공간들로 회화작품에서 표현되는 형이상학적 시간의 흐름과 깊이를 상징하고 있다. 기다란 평면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들의 시선과 몸의 방문 동선을 동행하는 화면의 주제는 오방색의 자유롭게 유영하는 선으로 구성된 생명체의 형상이다. 이는 우주 혹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이 갖는 삶의 여정으로 느껴진다. 물과 바람의 형상이 순환하듯 생명의 에너지가 순환하며 “영원히 생성하는 삶의 환희”를 말하고 있다. 작가는 관람자들에게 이러한 생명이 지니는 생성과 소멸의 반복적인 이미지를 통하여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무한의 우주를 제안하고 있다.


작품 Life Fantasy는 회화의 형식적 실험을 통하여 전통적 평면작품의 개념들을 초월한다. 높이 4미터, 가로 35미터, 세로 8미터의 직사각형 전시공간 한쪽의 상부에서부터 반대편의 하부공간으로 펼쳐진 초대형의 회화작품은 일종의 설치미술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관람자들은 시야에 펼쳐진 폭 1미터 60센티, 길이 27미터의 작품을 마주하며 놀라운 경험을 한다. 기존의 회화작품들은 시야의 정면에 위치하는 벽면에 차분하게 설치되어 관람자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명숙 작가의 작품은 대면하는 상황의 경험을 넘어서 전시공간에서 작품과 공존하는 실제적 삶의 시공간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장소적 특성과 공간성에 의한 이러한 평면 회화의 펼쳐짐은 오랜 시간 회화예술 영역이 시도하던 확장성을 실현하는 계기로 다가온다. 이 놀랍고 거대한 회화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작품이 자리하는 공간을 차분하게 걸으며 작품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녀의 작품은 우리의 시야에 한눈에 보이지도 않으며 관람자는 다양한 형상의 작품을 대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시시각각의 움직임과 방향, 눈길의 속도에 의하여 변화 있게 해석되는 긴 문장처럼 읽혀진다.


이명숙, Life Fantasy, 캔버스에 아크릴, 160cm x 2700cm, 가변형 설치, 2022년


모든 작가는 일생을 살아가며 수많은 작품을 생산한다. 결론과 정답은 불가능하지만, 연구자들이 하나의 주제에 몰입하며 질문과 증명, 답을 제안하듯 진정한 작가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하여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성해낸다. 이러한 상황을 돌이켜 생각하면 하나의 작품이 오로지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기보다는 모든 작품이 출발점과 종료점에서 서로가 이어지는 커다란 예술의 과정이며 성과로 귀결됨을 인식할 수 있다. 부모로부터 생명과 몸을 이어받고 자식에게 또 다른 삶을 전달하는 우리의 생명이 개체로써 하나가 아니듯 예술가의 그림과 조각 역시 시간과 공간에서 이어지는 예술의 결과물이다. 이명숙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새로운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전시에 발표된 작품은 3개의 연결된 회화작품이지만 앞으로 4번째, 5번째 작업을 지속하여 향후에는 수십 점의 작품이 연결되는 초대형 회화작품을 꿈꾸고 있다. 현재까지 로만 오팔카(Roman Opalka)의 숫자를 써 내려간 영원한 작품(1965/1–∞)을 제외하면 형상적으로도 지속되어 연결되는 작품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그녀가 추구하는 생명의 영원성에 관한 새로운 평면 회화의 시도로써 그 가치가 인정된다. 작가의 열정적인 노력과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을 향해 나아가는 뛰어난 작가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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