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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Aug 27. 2022

여름방학이 끝나고 첫 수업에는

교사의 경험은 교육으로 돌아간다.(1)


개학 날 첫 수업부터 교과서 진도 나가면
너희들이 힘들어 할 것 같은데…

라고 살짝 운을 띄우면 아이들의 박수가 터져 나온다. 국어는 일주일에 네 번이나 들었기 때문에, 한 시간 정도 여유를 부려보기로 했다. 이것도 수업이야, 서로 말하고 듣는 것이 다 국어 수업이지- 하는 핑계를 대면서.


먼저 예전에 교사 연수에서 배웠던가 학교 선생님께 아이디어를 얻었던가... 이제는 출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인간 보물찾기'라는 활동인데,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면서 학급 친구들과 방학 때 있었던 일들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나한테 가위바위보 이긴 사람?', '방학 중에 키 큰 사람?',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사람?' 등등 활동지에 여러 가지 질문이 담긴 표가 있고, 질문에 해당하는 사람(보물)을 찾는 게임이다.


바다 갔다 온 사람-! 책 읽은 사람-! 너 책 읽었어? 아이들은 신나게 떠들면서 돌아다닌다. 그 장면에 "제일 늦게 찾은 한 명은 노래 부를까?"라는 말 한마디를 던지면, 잔잔한 연못에 조약돌을 던진 것처럼 아이들 사이에 파문이 인다. (…방금 이 문장을 쓰면서, 정-말 재미없고 고루한 비유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적당히 다 찾은 것 같다면 박수로 주의를 환기하고 자리에 앉힌다. 누가 마지막에 앉았냐면서 아이들이 흥분하면 "아~ 선생님이 노래 부를까?...하고 물어봤지 노래 부르자, 하고 말하지 않았잖아."라는 능청스러운 말로 진정시킨다. "스릴 넘치게 하는 재미 요소였다고 생각해주세요. 단, 이번엔 넘어가도 다음엔 얄짤없습니다." 그리고 다들 인간 보물을 잘 찾았을 테니, 몇 가지 물어보겠다면서 표에 해당하는 질문들로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여기까지는 이전에도 종종 했던 수업이었다. 그런데 올해 수업에서는, 나도 아이들에게 여름 방학 때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몇 가지 사진들도 보여주면서.



교사의 경험은 결국 교육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너무 일차원적으로 해석하고 실행한 것 같긴 한데... 어쨌든, 그렇지 않은가. 서로 경청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법을 배우고 배경지식과 경험을 확장하는 것도 국어 수업의 일환이니까. 의.. 의사소통 역량…!


어쨌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이제 선생님도 여름 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 몇 가지만 이야기해 주겠다며 대충 만든 PPT를 열었더니, 어떤 아이들은 중학교 1학년답게 우와! 하고 귀여운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선생님의 이번 여름방학은





자, 이제 선생님의 방학 이야기도 조금 들려줄게. 뭐 선생님이 이것만 한 건 아닌데, 그냥 너희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거 몇 가지만 가져와 봤어. 진짜 다 말하면 엄청 길어질 것 같아서. 먼저 이건 진주성 지키기 체험 행사 사진이야. 아니, 왜 벌써 웃어...?



►음, 수업은 한 10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글로 쓰다 보니 길어져서 다음 글에 계속!

https://brunch.co.kr/@subeenist/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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