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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혜원 Oct 25. 2023

진혼곡

방황하는 영혼( Restless Soul). 이호. 2023


진혼곡



분통한 영혼이 하늘을 떠돈다.

죽어서 땅을 딛지도 하늘에 닿지도 못한 시간 100년

시선을 돌리려는 자들은 거짓을 유포하고

비겁한 자들은 은폐한다

귀한 생명이 죽어갔음에도 모르쇠로 잡아뗀다.



일제 강점기에 시행된 토지 조사 사업으로

경작지를 잃은 조선인이 만주로 일본으로 떠났다.

조국이 나라를 지키지 못해 낯선 땅으로 떠나야 했던

백성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가.



1923년 9월 1일 간토 일대에 지진 발생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넣는다”라는 유언비어

15엔 50전을 발음하라

“쥬우고엔 고쥬센” 통과

“츄우코엔 코츄센”끌려가 죽임을 당했다.



100년 후

2023년 8월 24일 오후 1시, 핵오염수 460t 방류

“오염수는 안전하다”

‘직접 시료 채취’ 거부

그 결과에 안전하다고 동조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100년 전에 경작지를 잃은 농부들이 이 땅을 떠났다

그후 100년 어부들의 땅, 바다를 잃어가고 있다

반도의 466개 유인섬

1,497,000 여명의 도민들

그들의 삶의 터전은 안전한가.



기억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은 누구인가?

왜곡된 사실을 널리 알리려는 자들은 누구인가?

그들이 학살자들이다.

억울한 영혼이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이들이다.



방황하는 영혼에게 들려줄 진정한 진혼곡은 무엇인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신채호 선생님 말씀의 의미를 마음에 새긴다.




- 근현대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 아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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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9월 1일 간토 일대에 지진 발생 후 오후 3시경부터 “조선인들이 불을 지르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넣는다”라는 유언비어는 가장 넓게 퍼졌다. 지진을 피해 이동하는 사람들 속에서 조선인을 찾기 위해 15엔 50전을 발음하게 한다

“쥬우고엔 고쥬센” 통과, “츄우코엔 코츄센”이라 발음했더라면 곧 끌려가 죽임을 당했다.

조선인은 일본어의 탁음을 발음할 수 없었기에 15엔 50전 발음은 좋은 색출 도구가 되었다.(p.69~70 참고)



1923년 9월 1일은 “야마모토 곤베 각하가 내각을 조직하던 날”이었다. 9월 2일에 제2차 야마모토 내각은 도쿄 주변에 계엄령을 발표한다. 간토대진재는 새 정권의 권력을 과시하면서,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이용되었다.(p.60 참고)



2000년 4월 9일, 남북 정상 회담을 하기로 결정된 날, 도쿄 네리마의 육상 자위대 1사단 창설 기념 행사에서 도쿄 지사 이시하라 신타로(1932~2022)는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며 ’삼국인‘ 발언을 했다.



“지금 도쿄에는 불법 입국한 삼국인과 외국인이 흉악한 범죄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제 도쿄의 범죄 형태는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이 상황에서 큰 재해가 일어난다면 엄청난 소요 사건까지도 상정할 수 있는 형국입니다. 경찰력은 한계가 있으니 자위대원 여러분에게 출동을 부탁하면 치안 유지에 나서주길 바랍니다.”

삼국인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인, 중국인, 대만인이다. 이 삼국인을 ’일본 안의 적‘으로 선언했던 것이다. (p.77 참고)



참고: 백년 동안의 증언. 부제:간토대지진, 혐오와 국가폭력

김응교(책 읽은 고양이)

466개의 유인섬 1,497,000여명(2018년 행안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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