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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초롱 Jan 30. 2023

숲의 파수꾼, 박새

2023.01.30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작은 무리를 지어 다니는 박새는 다른 새들의 파수꾼을 자처한다. 각종 위험을 경계하며 부지런히 신호를 보내기에 주변의 텃새들에게뿐만 아니라 철새들에게도 큰 도움을 준다. 미지의 땅에 막 내려앉은 철새들은 이 땅의 경험이 많은 박새 무리를 따라다니며 먹이와 물을 찾고 안전한 곳에서 쉬며 불안감을 잠시 내려놓는다.

쇠박새


도심 속의 공원이나 주변 산책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박새는 작고 귀여운 외관 때문에 초식 조류일 것 같지만 식단의 절반 이상을 작은 곤충들과 유충 등의 동물성 먹이로 채우는 육식 조류이다. 5,6월에 번식 후 갓 태어난 새끼들에게 주로 작은 애벌레를 먹이지만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좀 더 많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타우린이 많은 거미를 잡기 시작한다. 부지런한 이 새들은 가을이 되면 겨우내 먹을 비상식량을 축적하기 위해 작은 몸을 더 바삐 움직인다. 나무껍질 틈이나 낙엽 더미 곳곳에 먹이를 숨겨놓는데 한 마리가 하루에 최대 약 1000개, 한 계절에 8000여 개까지 저장할 수 있다. 뛰어난 공간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지닌 박새는 각각의 장소를 기억할 뿐만 아니라, 먹이의 질과 이미 먹은 종류가 무엇인지까지 기억할 수 있다. 겨울을 대비한 먹이 분산 저장은 생존이 걸린 중요한 일이기에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가 가을 즈음 커졌다가 봄에 다시 줄어든다.

박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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