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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어디서 언제 하면 좋을까?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독서모임의 분위기

by 도냥이

이전 글에서 독서모임을 하며 배운 책 선정 방법을 소개했다. (5년째 독서모임을 하며 배운 책 고르는 법) 이제 책을 정했다면, 이번에는 장소와 시간을 정할 차례다. 참고로 필자의 거주지는 인천이며, 서울과 인천 지역 중심으로 모임을 운영해 왔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먼저 시간부터 살펴보자. 장소보다는 약속 시간을 정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하다. 모임 시간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는데, 경험상 오전 시간대에 독서모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독서모임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책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평소에 나누지 않은 이야기들을 주고받기 때문에 대화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특히 발제를 맡을 경우, 주제 선정부터 대화 흐름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직장인이라면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이 가장 적당하다.


오후 모임도 시도해 봤지만, 식사 후 졸림과 집중력 저하로 인해 만족도가 낮았다. 다니엘 핑크의 책『when:언제 할 것인가』에서도 오후 3시 전후로 사람의 에너지가 가장 낮아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 시간대에는 기업의 중요한 결정이나 재판 결과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오전 모임은 이후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자처럼 오후 일정이 있으면 오전 내내 신경이 쓰이는 타입이라면 더욱 유리하다. 현재 필자가 참여하는 모임은 온라인은 오전 8시, 오프라인은 보통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이제 장소 이야기로 넘어가자. 독서모임은 사실 책과 사람만 있으면 어디서든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자주 활용되는 공간은 정해져 있다.


가장 흔한 장소는 카페다. 가끔 카페에 가면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책상 위에 책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독서모임 중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카페를 추천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에서 보듯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우아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주말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소음이 심해 대화에 집중하기 어렵다. 특히 목소리가 큰 모임원이 있는 경우,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무엇보다 카페는 고정적으로 자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독서모임은 3~4명에서 많게는 10명 이상이 참여하는데, 이 정도 인원이 앉을자리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모임을 할 때마다 배번 자리를 걱정해하는 스트레가 크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안이 스터디룸이다. 일명 미팅룸이라고도 불리는 이 공간은 일정 비용을 내면 회의실을 대여할 수 있다. 대부분 대도시의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하며, 비용도 1인당 커피 한 잔 값정도로 부담이 적다. 우리만의 공간이므로 다소 소란스러워도 무리가 없고, 집중도 역시 높다.


스터디룸의 또 다른 장점은 편의시설이다. 커피머신, 정수기, 칠판, 모니터 등을 활용할 수 있어 발표나 토론에도 유리하다. 다만 공간이 좁고 폐쇄적이어서 장시간 대화하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로 추천하는 장소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 공간이다. 대표적으로는 각 지역의 청년센터가 있다. 서울청년센터 강서, 금천 지점 등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만 19세부터 39세까지 이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현재 필자의 모임도 주로 이 공간을 이용한다.


이런 공간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대비 퀄리티다. 카페나 스터디룸의 절반 수준 비용으로 훨씬 쾌적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실제 이용해 보니 시설이 훌륭하고 접근성도 좋았다. 청년이라면 이런 혜택을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예약은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를 통해 가능하다. 일부 센터는 전화 예약이 필요하므로, 사전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공유누리(공유누리) 사이트를 통해 정부 및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간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독립서점, 지인의 집 등 다양한 장소가 활용될 수 있다. 같은 사람, 같은 책이라도 공간에 따라 대화의 분위기와 깊이가 달라진다. 정기적으로 새로운 공간을 시도해 보면 모임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고, 구성원 간의 관계에도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독서모임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사진출처 : chat gpt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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