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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mpkin Jan 08. 2023

와우4기의 추억과 이희석의<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

독서를 하는 진정한 목적은 생각하기 위함이다.


이희석(지금은 '연지원'이라 불리는), 이 이름 석자 에는 많은 느낌들이 함께한다. 존경, 감사, 고마움, 따뜻함, 기쁨, 뿌듯함, 그리고 자랑스러움 등등. 이희석 팀장님이 내게 ‘스승’ 이기전에, 나는 그를 ‘아름다운 청년 보보 이희석’이라 불렀더랬다.  그랬다. 글 속에서 만난 그는 고양된 정신을 가진 청년이었다. 


브라질에서 이민정 교수님과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프로그램을 한 후, 후속 모임을 맡게 되어 한국 리더십 센터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리더십 센터에서 발행되는 <보보의 드림레터>를 통해 만나게 되었다. 그 인연으로 스승은 처음엔 ‘보보님 또는 희석님’에서 ‘와우 팀장님’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나이를 떠나 나는 그를 스승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러게, 언제부터인지 우리 와우 팀원들은 팀장님을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라 부르고 있었다. 그 ‘선생님’이란 호칭에 얼마나 많은 사랑과 존경이 묻어있는지. 와우 팀원들이 이희석 팀장님을 그렇게 칭하는 글을 읽을 때는 그 안에 함께 묻어는 떨림마저 느껴지곤 했다.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글에 느낌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글자 그 자체에도 감성이 함께 묻어나는 줄은 몰랐다. 얼마나 많은 사랑과 깊은 존경이 그분께 향하는지 스승도 알고 계셨을까?


언젠가 7 Habits 후속 모임에서도 나누었지만,  ‘존경은 스스로 높여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당신의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에 의해 부여되는 것’ 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2008년, 처음 책을 폈을 때, 책날개에 올려진 저자소개에 ‘4기 와우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를 읽고 하마터면 눈물이 날뻔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10기(어쩜 더 많이)도 넘게 진행되었지만, 와우 4기 (wow4ever)로 활동하던 그 당시 3기도 아니고  5기도 아닌 현재 진행 중인 ‘4기’였다는 사실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내 책이 나왔다한들 그리 들떴을까나 싶다.


누군가의 기쁨을 그 어떠한 사심도 없이 순수한 느낌 그대로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그런 팀에 내가 함께 속해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만 느껴졌다. '와우'가 내게 소중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나의 스승은 No 1이 아닌 only 1이 되라고 강조하고, 또 당신 또한 자신의 세계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구축해가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계신다. 지금은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느라 스승과도 와우들과도 소식이 끊어진 지 오래지만, 아마도 우리 와우들은 그를 존경과 사랑으로 지켜보며. 각자의 자리에서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교보에서 책이 도착한 날, 책을 받아 든 첫 느낌은 ‘책이 참 서정적인 분위기구나’였다. 코끼리, 책을 읽고 있는 밀짚모자 아가씨, 양동이의 화초,  꽃바람 날리는 초원, 예뻤다. 마치 시집 같은 느낌이었다. 역시나, 책을 읽는 동안 중간중간 그려져 있는 예쁜 삽화들은 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고, Chapter마다 밑에 올려져 있는 구절들은 내 가슴을 뜨겁게 치고 들어왔다.


정말이지 삽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들이다. 특히, 우렁인지 달팽인지와 이어폰을 함께 끼고 있는 그림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그 그림은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바라보곤 했다. 왜 그 많은 동물이나 꽃이나 벌레들 중에서  달팽이를 고른 걸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늘 강조하시던 ‘나만의 속도로 가십시오’ 그 의미를 보여주는 걸까. 천천히 기어가는 달팽이도 자신의 속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그래서 달팽이로서의 삶을 충실히 빛을 발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었을까. 


이런저런 상상 속에 그 달팽이 그림은 나의 시선을 오랜 시간 잡아두고 있었다.


좋은 내용의 책은 우리의 감성을 고양시킨다. 비록 내용을 잊어버리더라도 계속 책을 일어야 하는 이유는 감정을 지배하는 언어의 힘 때문이다. 언어는 감정을 만든다. (...) 저자는 이러한 측면을 ‘지식의 넓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공부하고 계속 잊어버리는 사이에도 두뇌 속에서는 지식의 넓이가 계속 커져 간다 (P41)


책을 통해 내가 느낀 고마움은 바로 독서의 효용성에 대한 그렇다 할 믿음이 없었던 내가 (왜냐면 읽어도 자꾸 잊어버리니까) 독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내 기억 속에서 잊혔다고 생각했던 책의 내용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두뇌에 축적되어 가고 있었음을 느끼는 순간, 내 안에는 도파민이 옹달샘처럼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듯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몰입과 기쁨을 온전히 느낄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의 독서 방법은 주로 배움 위주의 책 읽기로 재미를 느끼기보다는 뭔가를 ‘꼭 배워야’한다는 강박관념이 함께 했었다. 하지만 와우 프로그램에 따라 축제(와우에서는 과제를 이렇게 불렀다)를 하는 사이 그러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독서를 진심으로  즐기는 습관이 내 것이 되었다는 것은 결코 잃고 싶지 않은 귀한 선물이다.


독서를 통해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이 되자고 말했다. 지금 말하고 있는 ‘기본’은 ‘사고력의 기초’를 말한다. 독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정보가 아니다. 독서를 하는 진정한 목적은 생각하기 위함이다. 내 안으로 들어온 새로운 지식을 재료 삼아 깊이 생각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독서의 목적이다. (P102)


책을 읽음으로써 지식의 넓이가 확장되면서 사고의 깊이도 깊어진다. 그렇기에 우리의 독서의 목적은 빛나는 지성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책을 읽는 것. 독서를 통해 우리는 사고력을 키우고 창의력을 키우며, 상상력을 키운다. 그래서 독서가들에게 ‘속도’가 아닌 ‘깊이’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독서는 그저 읽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천 속에 행해지지 않는 독서는 죽은 독서라는 것. 책에서 배우고 깨우친 것들을 삶 안에서 적용시키며 성장해나가는 것이 독서의 연장선이라는 것. 즉, 독서는 중요하지만 삶의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무시하는 독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독서는 삶의 소중한 것을 함께 공유하며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이지, 그것으로 인해 삶의 균형이 깨어져서는 안 된다는 말씀. 


뭔가가 좋아 그 ‘뭔가’에 푹 빠지면 그냥 그 안에 침잠하고 싶어 하는 나의 외골수적인 성향에 그야말로 ‘찬물 한 바가지 뒤집어 씌우는’ 따끔한 일침이었다. 





4부 16장으로 이어진 책에는 독서뿐만 아니라, 독서하는 방법, 틈 나는 시간을 이용한 독서 Tip,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심지어 지루한 책은 어떤 식으로 읽어야 하는지 등등의 꿀팁이 맛깔스럽게 펼쳐진다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우리는 우리가 들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으로 만들어진다.
우리는 우리가 만나는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가방에 책이 들어있지 않으면 불안했고, 누군가와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 손에 책이 들려있지 않으면 불안했다. 책을 읽고 싶어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 까페로 달려갔고, 퇴근 후면 다시 사라이바 서점으로 달려가던 수많은 시간들. 마치 책 거식증에 걸린 듯 그렇게 책 속에 파묻혀 지냈던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그리운 시간이다.


2008년 1월 23일에 읽은 책을 올해 첫 리뷰로 선택한 이유는 그만큼 독서가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14년 전에 읽고 쓴 리뷰를 정리하며, 게을러진 내 안에 쌈지불을 지피고 싶은 마음. 그런 바램으로 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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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4기로 활동할 당시

많이 좋아하고 즐겨들었던 곡이다.


Everybody is changing by Ke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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