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8일의 기록
놀라울 정도로 일하는 방식, 일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시간 내에 일을 끝내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회사에게 무언가를 기대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았던 나는,
계약된 급여와 약속된 노동을 상호 간에 제공하는 것으로 상호 간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해 왔던 나는,
한 달째 누군가 시키지도 않은 야근을 자처하는 내가 너무나 낯설다.
하루를 넘겨 퇴근하는 택시 안에서 일 생각으로 멈추지 않는 뇌를 보며,
이러다가 미치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안 듣던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매일 밤 곧바로 잠드는 것에 실패하는 나를 보면서 약간의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변하게 하였을까?
면접 때가 기억난다.
면접 전날, 당일, 그다음 날까지 이상하게 이 회사 면접이 있는 즈음에는 밤에 잠이 안 왔다. 특히 면접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날은, 가슴이 계속 뛰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 제품에 대한 믿음, 성장에 대한 열망, 성공에 대한 확신.
세 번의 면접을 지나면서 나는 이 회사가 내 인생에 아주 큰 전환점이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가장 큰 변화는 환경의 변화에서 시작되니까.
기존의 환경에서 나를 아무리 바꿔보려 해도 한계가 분명히 있으니까.
변화를 꿈꾼다면, 이 정도로 완전히 다른 환경에 나를 내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약간의 불안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가져왔다.
성장과 성취를 위해 이직했다. 그렇기에 내가 조금 달라질 거라는 기대도 했었다. 하지만 이건, 마치 작게 빚어둔 토기가 산산조각 나 깨어지고, 그 조각을 이어 붙여 새로운 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매일 놀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