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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캐는 광부 Aug 14. 2024

마지막 친구를 보내며

귀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은 언제나 나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는 시였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라는 구절은 삶의 끝을 마치 한 편의 소풍처럼 받아들이는 그 고요한 태도를 담고 있다.


그 아름다운 태도를 나도 배울 수 있을까, 소풍의 끝을 그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친구를 보내는 이 순간, 그 허무함과 슬픔은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나의 친구이자 동기는 어느새 내 곁을 떠나 하늘로 돌아갔다. 그가 남기고 간 자리는 너무나도 깊고 허무하게 느껴진다. 함께했던 시간들이 한순간에 부서져 내린다.


우리가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며 꿈을 꾸었던 그 순간들이 마치 한 편의 소풍 같았던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그 소풍은 너무나도 짧았고, 예기치 않게 끝이 나버렸다.


친구는 아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하늘로 돌아갔지만, 나는 그가 남긴 흔적들이,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순간들이, 여전히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음을 느낀다.


세상을 떠나기 전, 친구는 아마도 천상병 시인의 '귀천'처럼 소풍의 끝을 맞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소풍은 그에게 얼마나 무거웠을까?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곳에서 평온히 쉬고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마지막으로 친구를 떠나보내며, 나는 그가 하늘에서 평안하길 기도한다. 더 이상 이 세상의 아픔과 고통 없이, 그곳에서 자유롭기를.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 때, 그가 내게 "아름다웠더라"며 미소 지어줄 것을 기대한다.


지금은 그를 떠나보내며, 모두의 마음속에 남겨진 그를 기억하려 한다. 그가 남긴 웃음과, 눈물과, 이야기들이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음을. 그리고 그가 있었기에, 우리 모두의 소풍이 조금 더 빛났음을.


친구야, 너는 하늘로 돌아갔지만, 너와 함께한 시간들은 나에게 영원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거야. 부디 그곳에서 편안히 쉬고,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너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게. 너의 마지막을 떠나보내며...


“너와 함께했던 그 시간들, 정말 아름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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