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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명철 Feb 25. 2020

부장님을 보니 제 미래가 보입니다.

회사에서 내 미래? 지금 내 선배의 모습이다.

어느 날 회사 차장님이 나를 불렀다. 

직장생활은 할만한지, 어려움은 없는지, 등 나의 삶에 대해 물었다. 면담의 일종일 수 있지만 사실 두려움이 있었다. 알게 모르게 40대 후반에서 50대 초의 팀장이나 관리자급들이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겼다. 지금은 이렇게 직장을 다니지만 언젠가 나도 이곳을 떠날 때가 오겠지란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의욕이 떨어졌다. 그런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내게 조언과 위로를 해주려고 부른 것이라 예상을 했다.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말에 나는 대답했다. “제 미래가 걱정됩니다.” 지금 30대 시기에 가장 열심히 일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시기지만 언젠가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분은 꼰대의 기질은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누구나 지금 일은 하지만 언젠가 떠날 생각은 하게 되고 그렇기에 지금 그 시간을 준비하면서 회사를 다닌다고 했다. 그때 드는 생각은 언젠가 나도 저렇게 똑같은 생각을 하겠구나 였다.


그래서 나는 되물었다. 

“차장님 지금 행복하세요? 직장생활이 즐거우세요?” 

물론 대답은 예상대로였다. 직장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지만 가족을 위해 참고 일한다고 했다.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여 오히려 존경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언젠가 똑같이 살게 된다면 나의 대답은 'NO'였다. 앞으로 뻔한 스토리가 그려질 거란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고 그 답답함을 안고 매일 출근하는 게 힘들었다.


어차피 똑같이 될 거라는 것. 


같은 고민을 계속하며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지금을 살아내는 사람들을 비하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내가 5년 뒤 또는 10년 뒤에 회사 선배들의 모습을 똑같이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했다. 


직장생활에서 내 미래를 스스로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 선배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가 내 미래의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직장 내에서 상사나 리더의 중요성은 후배와 신입 직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모두가 다 즐거울 수는 없다. 하지만 즐거워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환경과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없다. 지금 그게 잘못됐다면 바꾸면 된다.


물론 나는 퇴사할 때 이렇게 적었다.


퇴사 사유 : 40대 후반 직장선배들이 줄줄이 퇴사하는 것을 보며 나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회사에서의 내 미래가 궁금한가? 지금 당신의 선배의 모습을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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