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대부분을 보내어 얼마 남지 않았던 지난 11월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결실을 수확하는 시기였지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에는 따로 적당함이 필요하지 않았다.
글을 쓰는 것을 지속하고 싶었기에 한 달, 30일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글쓰기를 응원하며 하루하루 써내는 일은 알맞게 따듯한 경험이었다. 게다가 한 해를 돌아보는 서른 가지의 질문은 지난날을 정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생각과 함께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했다.
좋았던 기억도 아쉬웠던 순간도 모두 그 안에서 글로 피어났다.
첫날의 글은 거의 그대로 책에 실렸다.
책을 짓는 일은 딱 좋은 끝과 시작이었다.
한 달의 도전을 마무리하며 다시 시작되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던 책 만들기 기회에 주저 없이 참여했다. 모여진 글이 어떻게 작용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될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지난 감정들이 모여 어떤 모양이 될지 궁금했다.
그 어떤 것도 처음이었지만 이미 쓰여진 짧은 글들을 하나의 에세이로 묶는 것이 처음엔 어렵기만 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힘겹게 작업을 하다가도 일순간 자물쇠가 풀리듯 생각이 정렬되어 글이 풀려가면 그 쾌감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았다.
모인 글을 통해서 꽤 괜찮은 나와 만났다
그렇게 글이 모였고, 제목과 표지까지 모두의 의견이 모여 꽤 괜찮은 책이 한 권 탄생했다.
(무엇보다 예쁘게 잘 만들어 준 새벽감성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책에는 일곱 명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담겼다. 퇴사, 퇴직, 육아, 사회초년생의 이야기와 일상에서의 자아 찾기까지, 서툴었던 시간을 통해 나아가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 이야기 속에서 당신과 같은 감정을 발견할 것이다. 서툰 시간 속 애쓰고 괜찮은 나를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