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6.
어제 낮잠을 안 자고 버텼더니 저녁 9시도 안되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6시간만에 깼는데,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며 '모아베베', '마미톡' 같은 출산정보 어플을 살펴본다. 이제 딱 39주에 들어섰다. 멀게만 느껴졌던 주수인데 어느덧 출산 D-7이 된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손발이 퉁퉁 부어있다. 의사 선생님께서 2시간은 걸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걷다보면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과 허리가 아파서 그러지 못하고 있다. 대신 집에서 허리를 풀어주고 태아를 내려오게 하는 요가를 하며 나름의 출산 준비를 하고 있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위주로 먹으려고 하는데, 초콜렛이 너무 당겨 자주 무너지곤 한다.
임신을 하면서 참 다양한 감정을 경험했다. 기쁘고 행복한 것뿐 아니라 우울하고 때로는 억울하고 심심하고 답답했다. 출산 일주일을 앞두고 생각해보니, 그 감정들은 나에게 좋은 양분이 된 것 같다. 타인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진 것도 같다. 모두에겐 말못할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됐달까. 행복이에게 좀 더 어른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
건강하게 그리고 너무 아프지 않게 행복이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