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 놀다, 놀다 책보다를 무한반복하는 아이들
학창시절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꿈꾼적이 있다.
그래서 한때는 건축학과를 갈까 고민도 했었다.
그렇다. 나는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예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내가 쌍둥이를 낳고 키우면서 '청소'를 내려놓게 되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데 체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청소를 내려놓았더니 집은 엉망이 되었지만 쌍둥이는 '책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으니 만족한다.
그리고 이제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손도 덜가고 삶에 여유도 찾아왔다.
그동안 내 안에 잠재되어있던 욕망(?!)을 꺼내 놓아도 된다. 그렇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미니멀라이프'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면서 지난 10년간의 육아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만약 아이들 어릴적에 미니멀라이프를 했다면 어땠을까?'
미니멀라이프와 책 좋아하는 아이는 어쩌면 서로 거리가 좀 멀 수도 있다.
'책 좋아하는 아이 만들기'에서 엄마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 '환경만들기' 이기 때문이다.
거실 여기저기에 책이 널려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 권이라도 더 본다.
아이들은 책장에 꽂아둔 책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책에 빠져들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구 뽑아 본다.
아직 책에 흥미가 생기기도 전에,
다 읽은 책을 정리하라고 하면 조금 생긴 흥미마저 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책 좋아하는 아이 만들기'에서 엄마가 해야하는 가장 어려운 일,
바로 '책 읽어주기'를 할 체력이 방전될 수 있다.
그럼, 아이를 위해 엄마가 원하는 인테리어는 평생 포기해야 할까?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때는 온다.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고 나면 그때부터 엄마는 자유다.
책을 책장에 꽂아두어도~ 아이는 꺼내 본다.
책을 숨겨놓아도~ 아이는 찾아서 꺼내 본다.
책 좀 그만 보라고~ 말해도 아아는 계속 본다.
사실, 7년 동안 우리집은 엉망이었다.
그렇게 엉망인 집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마음껏~ 책과 놀았다.
그 결과 하루종일 놀다 책보다, 책보다 놀다를 수없이 반복하는 아이로 자랐다.
이제 10살이 된 쌍둥이는 내가 거실을 깔끔하게 정리해도 스스로 책장에서 책을 꺼내어 읽는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도 보이는 만큼 더 많이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우리집에서 거실은 자유공간이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여기저기 널어놓고,
책장에 있는 책 마구 꺼내놓고 읽다가 아이들 잠자리에 들때 후다닥 치운다.
(물론 여전히 안치우는 날도 많다^^)
이제 아이들은 아가때처럼 글의 양이 적은 책을 수십권씩 꺼내 놓지는 않는다.
글의 양이 많아지니 꺼내 놓은 책도 적다. 다 정리하는데 사실 10분도 안걸린다.
마음껏~
자유롭게~
책을 즐길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