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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야노 Jul 30. 2020

오늘은 회사를 그만 두기 365일전인 날

Deferral

COVID-19가 아니었더라도, 나는 1년 늦게 입학 요청하는 Deferral을 신청 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Period of study: 12 Month(s) from 22/09/2021 on a Full Time basis 으로 변경된 합격통지서를 받았고, 400일부터 카운트 다운을 시작하여, 오늘은 회사를 그만 두기 365일전인 날이다. 오늘부터 퇴사 일까지 허투루 보내는 하루가 없도록 다짐하기 위해 시작했다.  
 
 학부 입학 후 졸업까지 7년 소요, 졸업 후 다시 전공 분야로 커리어 전향을 위한 결심을 하고 나서 실제로 행동하는데 까지 8년이 걸렸다. 그리하여 획득(?)한 결과는 전공 과목 연장 및 관심 분야의 접합 심화과정을 연구 할 수 있는 과목이 개설된 대학원 합격 통지서 였다.
 
 합격레터에는 조건부합격과 무조건(?)합격이 있는데, 레터를 받아야 알 수 있고, 많은 한국학생의 경우 학부 졸업 전에 지원하게 되었을 때 졸업장이 없는 상태라서, 그리고 영어성적이 살짝 모자란 경우엔 영어 성적을 추후에 맞춰 제출할 수 있는 조건부 합격(Conditional Offer)레터를 받는다고 한다. 나는 (Unconditional Offer)레터를 받았는데 이것은 즉 (돈만 내면) 개강 학기에 바로 입학 가능한 조건이기 때문에 그 레터를 확인 하는 순간 약 10초동안 행복감이 유지되었다. 지원서를 제출한 다음날부터 메일 새로고침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곤 했는데, 메일을 받은 토요일아침에 확인한 스팸메일함애서 학교 도메인의 발송 메일을 보는 순간 가슴이 콩닥거려 아침잠이 확 깨 버렸던고 드디어 "합격을 축하한다" 는 메일을 받은 것이다. 한국 회사인 삶, 만 4년차로서, 부조리하다는둥 학연 지연에 의해 돌아가는 회사생활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으므로 이제야 드디어 이런 삶의 형태를 벗어버리고 다시 학생이 되어 관심분야의 커리어를 쌓을 있다는 생각과, 8년간 생각만 해오던 영국 학교 졸업장을 가진 내 미래 모습이 떠오르며 행복의 상상을 펼치다가 그만 내 통장의 잔고를 생각하자 이성적인 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합격은 5월 말에 발표되었고, 그 때의 입학 날짜는 9월이었다. (지금은 COVID-19로 인해 학교에서 자체로 2021년 1월로 변경함.) 즉 회사를 더 다닌다고 해도 두어달의 급여 밖에 못 받는 상황 앞에 마이너스 통장을 알아보고, 최대한 끌어 모을 수 있는 돈을 확인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려보았다. 퇴직금, 코딱지만한 적금 만기 금액, 지금 살고 있는 보증금 등등 "영끌" 해서 모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더해보니, 빚없이 딱 일년만 더 일하면 넉넉하진 않지만 파트타임 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금액이 만들어 지는 시나리오가 작성되었던 것이다. 입학 결정을 내려야 하는 두 주 동안엔 불면증에 살이 빠지는 놀라운 (부)작용도 경험해 보았다. 8년의 방황(?)끝에 얻은 깨달음이자 이 공부나 나의 길이라고 믿고 가는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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