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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지지 선언

응원과 기대 사이

by 곽재혁

“이재명이는 안 된다!”

지난 주말에 대구집에 내려갔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병문안 가서 뵈었던 이모까지 꼭 말을 맞춘 것처럼 내게 하셨던 말이다.

나는 마치 내가 넘어온 강 이쪽 편에서 여전히 저쪽 편에 계시는 세 분을 바라보는 듯 아득하고 막막한 기분에 사로잡힌 채, 끌어오르는 감정과 언어를 애써 누르고 삼켜야 했다.

사실 나도 그 강을 건너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입장에서, 그분들을 단박에 이쪽 편으로 끌어올 만한 묘안은 내게 없었다.


나와 그분들 사이를 흐르고 있는 깊고 아득한 강줄기를 멈추고 사라지게 하는 방법은 지금으로선 오직 파면밖에 없다.

그리하여 지금껏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해드려야 그분들도 움직여질 것이다.

하루 빨리 볕이 드는 쪽으로, 꽃핀 쪽으로 그분들을 모셔오고 싶다.


사실 나도 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응원하게 될 줄은 정녕 몰랐다.

그런데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 분을 응원하는 마음보다는 기대하고 기대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게 사실이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도 크다.

너무 늦게 알아봐서 미안하고, 가뜩이나 너무 많은 부담을 견디고 있는 그분에게 바라는 것만 많아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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