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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dcream Jan 21. 2022

동쪽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급행 전철을 타고도 1시간이 넘는 거리입니다. 그나마 집에서 출퇴근하기 좋은 장소라 출근을 결심했습니다.

먼 거리라서 좋은 점은 종점에서 전철을 탄다는 점이지요. 종점에서 종점으로 가는 급행역을 이용해서 사람이 적으면 앉아서 갈 수 있습니다. 전철을 타면 동쪽을 향해 자리에 앉습니다. 내릴 역이 가까워지면 한강을 지나거든요. 그쯤이면 잠을 깨고 창밖을 봅니다. 그러면 해가 붉은빛을 내며 강 위로 올라와 있지요. 날이 흐렸던 요즘에는 창밖이 어두우면 기분도 우울해졌습니다. 동지 무렵에는 해도 떠오르지 않았지요. 회사 근처에 도착하면 건물에서 나오는 불빛과 가로등 빛이 밝게 빛납니다.

안 그래도 먼 거리라 일찍 집을 나서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고 있어서 8시까지 출근해야 합니다. 5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아침밥을 먹고 점심 도시락을 싸서 집을 나섭니다. 예전에는 그보다 더 먼 곳으로 출근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보다도 더 힘이 드는 건 아마도 새벽 출근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서울에서도 끝과 끝이라면 출근하는 데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하잖아요. 따지고 보면 하루 24시간 중 얼마 안 되는 시간이 더해지는 것이지만 깜깜한 시간에 집을 나서 깜깜한 시간에 집에 돌아오는 것은 뭔가 남들보다 더 일하는 기분이 듭니다. 퇴근할 때는 사실 더 일찍 퇴근하는데도요. 겨울이라 해가 있는 시간이 짧으니 더 그런 기분이 듭니다.

사실 그건 핑계이고 오랜만에 출근을 하니 적응이 힘들어서입니다.

얼마 전 동지가 지났습니다. 이제 해를 볼 수 있는 날이 많아지겠지요. 그 해를 보고 기운차게 하루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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