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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리 May 16. 2021

누가 프랑스 방송은 재미없다 했는가

아이들이 말을 하기 시작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한 단어를 입으로 떼기 전에 수많은 상황에 노출되어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듣기도 하고, 보기도 한다. 이렇게 머릿속으로 들어왔던 단어, 문장들이 자기도 모르게 머리에 쌓이면서 결국에는 입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도 비슷하다. 아무것도 듣고 보지 못했는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내가 프랑스어를 적극적으로 공부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면 팟캐스트를 듣는 것 외에 시간을 부었던 루틴 중 하나는 프랑스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었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더욱 쉽게 영어를 느끼고, 한국 드라마에 빠져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처럼, 프랑스어 또한 방송을 보기 시작하면 영상 덕분에 실제로 순수 프랑스어로만 이해하는 것보다 이해의 정도도 높아지고, 프랑스 문화를 엿볼 수 있어서 재미까지 있다. 


프랑스어에 살고, 프랑스어에 죽던 그 시절 즐겨보던 프랑스 방송을 정리해봤다. 물론 종영된 프로그램도 있고, 아직도 인기를 끌며 방영되는 프로그램도 있다. 


France 2 : Le Journal Télévisé 20h

https://www.francetvinfo.fr/replay-jt/france-2/20-heures/


프랑스의 가장 공신력 있는 뉴스 방송이다. 아침 8시, 오후 1시, 저녁 8시 뉴스가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듯 8시 뉴스가 가장 간판 뉴스이다. 40분 정도 되는 뉴스 전체를 무료로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프랑스 소식을 들으면서 프랑스어 공부하는 데는 이만한 자료도 없다. 

나는 프랑스에 처음 발을 디뎠던 2009년부터 시청하였는데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간판 아나운서 로랑 델라우스 (Laurent Delahousse)는 벌써 50대를 지났다.


Canal+ : Le Petit Journal

https://www.dailymotion.com/search/le%20petit%20journal/videos


France 2의 뉴스가 정말 정보 전달을 위한 뉴스였다면 이름에서 알려주듯 '조그만 뉴스 (le petit journal)'이다. 뉴스에 유머 및 풍자를 더하여 딱딱한 뉴스를 재밌게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방영한 프로그램으로 언론인인 얀 바르테스 (Yann Barthès)가 특유의 유머와 카리스마로 이끌었다. 데일리모션에서 방영된 방송을 볼 수 있다. 


France 5 : J'irai dormir chez vous

https://www.youtube.com/watch?v=vZgofIIrWSQ&ab_channel=J%27iraidormirchezvous

'당신 집에 자러 갑니다.'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방송인인 앙투안 드 막시미 (Antoine de Maximy)가 제작팀 없이 혼자 전 세계를 여행하며 숙소를 미리 찾지 않고, 현장에서 현지인들 집에서 자는 걸 목표로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러니 콘텐츠가 재미가 없으래야 없는 수가 없다. 


한국 편은 2011년에 방영되었다. 앙투안이 시골 마을의 할아버지들과 옻에 초장을 찍어먹으며 소주를 즐기다 필름이 끊기면서 끝나는 편으로 모든 프랑스 국민들의 기억 속에 레전드 편으로 남아있다. 이 편은 전체 방송을 유튜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M6 : Top Chef

https://www.6play.fr/top-chef-p_872


단연 프랑스의 전설의 방송이 아닌가 싶다. 요리 경영 프로그램인 탑 셰프는 2010년에 처음 시작하여 현재까지 방영 중이다. 프랑스 하면 요리가 빠질 수 있겠는가! 그만큼 프로 재능 있는 요리사와 요리 과정, 경연 중 일어나는 여러 에피소드까지 재미있을만한 요소는 모두 들어갔다. 2012년 시즌 3의 최고 시청률은 23%로  탑 셰프를 모르면 프랑스인들의 대화에 낄 수 없는 수준이었다. 현재 방영하는 시즌 12도 17%를 가뿐히 넘으며 절찬리에 방영 중이다. 


TF1 : Sept à Huit

https://www.tf1.fr/tf1/sept-a-huit/videos


프로그램의 제목대로 첫 방송된 2011년에는 7시부터 8시까지 방영되었지만 현재는 방송의 성공으로 방송시간이 늘어나 아이러니하게 6시 30분부터 시작한다. 서너 개의 주제로 탐사보도로 주제에 따라 어쩔 때는 '그것이 알고 싶다' 어쩔 때는 '다큐 3일'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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